위드 코로나‧연말 특수 기대했지만 가격 압박 걱정에 ‘전전긍긍’
의무휴업 없고 대용량 상품 판매하는 식자재마트 대안으로 부상
요소수 대란에 외식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화물차 운행 제한으로 가뜩이나 상승한 식자재 가격이 더 오를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달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계기로 본격적인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식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물류난까지 겹칠 경우 원가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9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밀·콩·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국내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된 탓이다.
여기에 최근 요소수 부족에 따른 화물차 운행 제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농수축산물 등 주요 식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이달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1년여 만에 본격적인 저녁 장사를 기대했던 외식업계는 난감한 상황이다.
연말 송년 모임 특수를 기대하며 직원을 충원하고 재정비에 나섰지만 이제는 가격 압박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공산품은 택배로 미리 준비하고나 정 안되면 승용차를 이용해 구매할 수 있지만 신선식품은 그때그때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라며 “당장은 재료 수급에 문제가 없지만 물류난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뭐라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프랜차이즈 등 대형 업체에 비해 규모가 작은 식당, 카페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외식사업장의 경우 도매상을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거나 직접 장을 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많은 가맹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에 비해 가격 협상력이 낮다보니 공급 가격은 물론 물량 확보 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들에게 식자재를 공급하는 도매상도 소상공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소수 대란에 따른 피해를 더 크게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소규모 업주들을 중심으로 지역 식자재마트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근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서 구하기 힘든 대용량 제품을 취급하는 데다 대형마트처럼 주말 의무휴업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식자재마트를 비롯한 유통업체를 통한 수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다음 주쯤이면 농산물을 중심으로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가게를 닫을 수는 없으니 식자재마트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가게에서 가깝고 일정 금액 이상 사면 배달도 해주고 하니 필요할 때마다 사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가격적인 면이 부담될 수는 있지만 아예 문을 닫는 것 보다는 낫다. 이제 막 저녁 손님이 늘어나는 상황인데 장사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