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종예선 5경기 무패 행진으로 이란에 이어 A조 2위
남은 5경기 중 4경기가 중동 원정, 홈경기 상대는 난적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이 중동의 복병 아랍에미리트(UAE)를 제압하고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AE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36분 터진 황희찬(울버햄튼)의 페널티킥 결승 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을 향한 ‘7부 능선’을 넘었다. 최종예선 5경기를 치르며 반환점을 돈 한국은 승점 11(3승 2무)을 기록하며 A조 3위 레바논(승점 5)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현재 A조는 승점 13(4승 1무)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란과 그 뒤를 따르고 있는 한국의 양강 체제가 굳건하다. 1, 2위는 본선에 직행한다. 이변이 없는 한 A조에서는 한국과 이란이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조 편성 당시만 해도 우려가 컸지만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일본의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B조보다는 A조가 좀 더 수월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 최종예선 조 편성 당시 중동국가들과 묶이며 모래밭에 들어갔던 한국은 반환점을 돌 때까지 선전을 펼치고 있지만 일정 덕을 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은 먼저 치른 최종예선 5경기 가운데 4경기를 무려 홈에서 치렀다. 남은 5경기 중 4경기는 중동서 치러야한다. 중동 원정의 어려움을 아직 제대로 겪지 못했다.
벤투호는 오는 17일에 열리는 이라크전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중동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이후 홈에서 1경기를 치르지만 하필 상대가 A조 최강 이란이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은 지난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서 윤빛가람(울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한 뒤 무려 10년 동안 이란을 제압하지 못했다.
지난달 열린 이란 원정에서는 손흥민의 선제골에 힘입어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아쉽게 경기 막판 실점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한국으로서는 당장 이라크 원정이 고비다. 최종예선 1차전서 격돌한 이라크와는 홈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원정에서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이라크는 현재 A조 4위로 처져있기 때문에 한국과 경기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 UAE전에서 김민재가 경기 막판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되는 악재가 있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몸 상태는 계속 주시해야 한다. 만약 김민재가 이라크전에 나설 수 없다면 한국은 중앙수비 조합을 다시 짜야 한다. 그나마 이라크전 경기 장소가 카타르 도하라는 점은 다행이다.
아직까지는 순항하고 있지만 끝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그간 월드컵 본선에 오르기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고 있지만 최종예선은 항상 쉽지 않았다.
최근 두 차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마지막 경기까지 가서 가까스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위기가 찾아오면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러시아 월드컵 때는 최종예선에서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는 아픔도 있었다. 본선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까지는 끝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