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6거래일간 1조9천억 순매수
삼성전자만 1조1천억 넘게 사들여
“내년 2분기 메모리 가격 반등”
인플레이션 우려와 오미크론 이슈에 따른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외국인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확인한 가운데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산 우려가 커진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6거래일 간 개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1조921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1조1861억원을 순매수했다. 2주 연속 외국인 순매수 1위다. 지난 10월만 해도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도 종목 1위였지만 지난달 이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시장 주도주로 복귀했다. 외국인은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도 538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외에도 ▲크래프톤 1875억원 ▲삼성전자우 1279억원 ▲카카오게임즈 901억원 ▲네이버 700억원 ▲카카오뱅크 542억원 ▲HMM 541억원 ▲KB금융 513억원 ▲하이브 481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7% 넘게 상승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퀄컴이 새 스마트폰용 칩셋 ‘스냅드래곤8 1세대’ 위탁생산을 전량 삼성전자에 맡긴다는 소식이 전해지켜 투자심리가 더욱 크게 개선됐다.
증권사들은 오는 14~25일(현시시각)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특별한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종 등의 이익 기대가 주가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외국인이 사들인 업종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최근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는 점”이라며 “반도체는 내리막이던 이익 추정치가 드디어 오르는 중으로, 업황 회복 기대에 상향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컨센서스는 9월부터 하향되기 시작했는데, 반도체 현물가격이 지난달 후반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이달 초까지 9일 연속 올랐다”면서 “반등이 계속될지 알 수 없지만 반도체의 순익 컨센서스가 다시 하향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내년 1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이 예정돼 있고 IT 공급망 차질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단기 주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얕고 짧은 조정이 예상되며 반도체 주가 상승 여력 역시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인텔·AMD의 신규 서버 플랫폼 출시, 미국 국방부의 멀티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인 JWCC 사업 등이 예정된 내년 1분기에 서버 주문량이 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2분기에 메모리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순자산비율(PBR)은 최하단 저점까지 하락했었고, 삼성전자 주가는 비메모리 기대감을 모두 반납했다”면서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주가는 긍정적으로 반응할 전망이고, 반도체 중소형주들도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해 후행적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