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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겠다' 눈물 훔친 라셈, 고별전 마치고 던진 메시지


입력 2021.12.10 09:30 수정 2021.12.10 09:3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KGC인삼공사전 끝으로 V-리그 떠나..방출일까지 최선

성원 보내준 팬들에게 "다시 한국으로 와도 응원해달라"

ⓒ한국배구연맹

IBK기업은행 외국인선수 레베카 라셈(24)이 고별전을 마치고 한국을 뜬다.


라셈은 9일 대전충무체육관서 펼쳐진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KGC인삼공사전을 끝으로 짧은 V-리그 생활을 마쳤다. 한국인 할머니, 수려한 외모, 온화한 성격 등으로 국내 팬들의 눈길을 모았던 라셈은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지난달 27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 충격적인 방출 통보를 받은 라셈을 지켜본 배구팬들은 IBK기업은행의 무례한 행정에 “외국인선수를 기계 부속품으로 보는 것 아니냐” “IBK기업은행의 어이없는 일처리 때문에 V-리그와 한국 이미지가 손상될 것 같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라셈은 갑작스러운 교체 통보에 고개를 숙였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코트에서는 동료들과 더 크게 파이팅을 외쳤다. 당시 GS칼텍스전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했지만, 라셈은 14점을 올리며 초반 접전을 이끌었다. 동료들은 경기 후 통역과 함께 라셈을 위로하며 포옹했다.


이후에도 새 외국인선수가 합류하기 전까지 팀에 남아달라는 구단 요청을 받아들였고, 매 경기 의욕을 불태웠다. 감독에 대한 항명, 세터 조송화 무단이탈, 김사니 감독대행 선임 결정 등으로 팀 분위기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라셈은 흔들림 없이 자기의 길을 걸었다.


라셈 ⓒ 한국배구연맹

어수선한 상황을 딛고 눈에 띄게 적응력을 높여갔다. 최근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과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미 교체가 결정된 뒤다. 안태영 감독대행도 “적응하고 있는데 (이렇게 방출돼)안타깝다”고 말한 바 있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지만 힘든 것이 사실이다. 동료들 덕분에 버티고 있다”고 고백했다. 코트에서는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경기에만 집중하려했다. 그러나 긴장한 탓인지 썩 좋지 않았다. 팀 내 최다인 12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팀도 셧아웃 패배했다.


팀이 져 웃으면서 헤어지자고 했던 경기 전 약속은 지킬 수 없었다. 동료들이 준비한 선물과 편지를 받은 라셈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라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원들과 팬들 사랑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가능하다면 한국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 돌아오면 그때도 계속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사랑해”라는 말도 덧붙였다.


‘기억하겠다’는 문구를 배구화에 새기고 나선 라셈을 지켜본 팬들은 한국에서 상처받고 떠나게 된 라셈을 향해 “기억하겠다” “사랑한다”고 화답했다. 모두가 라셈을 기억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조송화 상벌위 결과와 그에 따른 파장 등으로 묻히지는 않을지 팬들의 속은 또 타들어간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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