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집값 하락 전망…연구기관·전문가들은 상승 전망
“매수세 축소 아닌, 수요자 관망·대기 상태”
정부의 집값 하락 전망에도 부동산 주요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 예상했다. 다만 집값 초양극화가 계속되면서 지역별 아파트값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봤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부 서울 아파트값은 하락 직전 수준까지 왔다”며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매수심리와 거래활동이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7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집계 결과, 11월 한 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이날 기준)는 1140건으로 지난 10월 2698건의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매수세 축소로 인한 집값 하락으로 보기 보단, 수요자 관망·대기 상태로 평가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2022년 주택시장전망’을 통해 내년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보다 2.5%, 전세가격은 3.5%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보다는 덜하지만,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상승 전망 요인을 공급 부족 누적으로 꼽았다. 주산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전국 주택공급 물량은 258만가구로 같은 기간 수요 증가량 296만가구에 크게 못 미친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매매시장은 주택가격 및 구입부담 수준이 매우 높은 가운데 상승폭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누적된 공급부족 문제와 전월세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상승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역시 내년 전국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각각 5%, 4%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최근 주택과 관련된 세금과 대출 등의 제도가 장기간 수요 억제 정책 기조로 유지되었음에도 공급부족 이슈와 저금리, 유동성, 자산가치의 급등 현상 등으로 실수요와 패닉수요를 증가시키며 전국 대부분 주택가격이 우상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엔 공급부족 문제는 지속되겠지만 금리 인상과 DSR규제 조기 시행 등으로 구매력 있는 실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반면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현금 가치가 하락하고 자산 가치가 급등하는 현상 등으로 현금 자산가들의 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나 증여 등의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는 “내년엔 모든 지역, 모든 주택의 유형이 다 같이 오르는 시장은 저물고 지역별, 단지별로 매도우위와 매수우위 시장이 나눠지면서 초양극화 장세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