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초석 마련할 내연기관 모델 개발‧생산 담당
인기 세그먼트 소형SUV-CUV 생산 맡아 캐시카우 역할
제너럴모터스(GM)가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있어 한국GM에 핵심 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한국GM에 전기차 생산을 배정하지는 않았지만, 시장 볼륨이 크면서도 탄소배출이 적은 고효율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며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수행해 GM의 전동화 전략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16일 한국GM에 따르면 한국GM과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를 포함한 GM의 한국사업장은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인 내연기관차를 계속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GM 차원의 완전 전동화(all-electrification)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GM이 한국에서의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한국GM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한국GM의 입장은 다르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이 전동화로의 전환을 선포했지만, 하루 아침에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높은 배터리 단가에 따른 전기차의 낮은 수익성, 부족한 충전 인프라, 여전히 내연기관차 기반에 머물러 있는 부품인프라, 보조금에 의존하는 시장 상황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전기차로 전환시 고용불안 등 여러 가지 문제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는 단계적이고 순차적인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에 맡겨진 임무는 전동화로 가는 과정 속에서 친환경 엔진을 탑재한 내연기관 모델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 일이다. 현재 부평공장에서 생산 중인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와 2023년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게 될 차세대 CUV가 그것이다.
수년 뒤로 예상하고 있는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위해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고효율, 친환경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며 전기차 시대로 가는 초석을 마련하는 일이다.
스티브 키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전세계적으로, GM이 미래를 위한 혁신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현재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상품성에서 비롯된다”며 “여기에는 바로 한국에서 생산돼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다른 해외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루고 있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인 첨단 E-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1.35ℓ E-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 2ℓ 자연흡기 엔진에 버금가는 출력과 이를 뛰어넘는 우수한 토크 성능 및 효율을 발휘한다.
기름을 적게 소비하면서도 고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비결은 GM의 첨단 라이트 사이징(Rightsizing) 터보 기술 적용이다.
여기에 동급 SUV에서 가장 많은 기어를 보유한 9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연료효율을 더 높였다. 이를 통해 트레일블레이저는 동급에서는 유일하게 제3종 저공해차량으로 지정돼 공영주차장할인(최대 50%)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는 등 내연기관 모델임에도 탁월한 친환경성을 자랑한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향후 생산이 예정된 차세대 CUV 모두 다른 해외 사업장에서 탐내는 핵심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기차 대비 저렴하면서도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시장에 포함되기에 수익을 창출하기에 최적의 조건 갖췄다는 점에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인 미국에서 사실상 판매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 시장에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 GX라는 쌍둥이 모델로 각기 판매되면서 올해 3분기까지 각각 7만3898대와 6만1179대가 판매됐다. 두 모델의 판매량을 합하면 미국 소형 SUV 판매 1위에 해당한다.
이어 2023년 초 출시를 예고한 차세대 CUV 모델도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수출 효자 모델이될 전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초 창원공장 내 도장공장을 준공하며 착실히 생산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차세대 CUV 모델은 한국GM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은 물론, GM의 완전한 전동화 미래로 가는 전환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