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
“올해 경제성장률 조정할 단계 아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까지 2%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금리인상이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에도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내년 1월 추가 금리 인상의 명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공급요인 2차 파급 효과를 제약해 궁극적으로는 물가안정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물가 상승 확대는 글로벌 공급 요인이 주도하고 있는 게 맞지만 공급 요인에 더해 국내경기 회복 과정에서 개인 서비스와 같은 수요측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최근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의 국내 작용 ▲탄소중립 이행과정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균형 ▲주거비 오름세 등 다양한 요인이 물가 상승 압력을 확대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최근 금리를 두차례 인상하며 통화정책 완화정도를 줄여나가는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결정한 배경에는 금융불균형 뿐만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한 고려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중앙은행은 실제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상호 영향을 주면서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가상황에 유의해서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와 기준금리 인상 일정을 앞당기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다는데 의미를 뒀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2배로 높여 내년 3월 테이퍼링을 조기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내년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영향에서 자유로울수는 없겠지만, 통화정책 정상화는 국내 요인을 1차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저희가 먼저 금리를 2번 올렸는데 국내 상황에 맞게 속도를 끌고 갈 수 있는 여유를 되찾은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1.75%, 2%까지 올릴것이라는 예측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데 결국 국내 경기,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상황에 맞춰서 갈 것”이라며 “앞서 천명한 금리 정상화 기조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입장에는 변함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미국 FOMC의 결과대로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연준의 태도가 수개월 전과는 전혀 다르게 매파적으로 나왔지만 회의 결과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에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며 “시장 예상대로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향후 국내외 금융시장도 크나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이 기대 앞서서 미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 흐름 변화를 잘 지켜보면서 시정 안정에 각별히 유의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에 대해서는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다면서도 연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됐기 때문에 민간 소비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수출, 투자 등 종합적으로 봤을 때 올해 성장률을 조정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내년 이후 소비 영향은 결국 정부의 방역 조치가 어느정도의 강도로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