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대표가 호소 영상까지…한남뉴타운서 또 시공사 교체 요구


입력 2025.04.17 14:54 수정 2025.04.17 15:17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한남 2구역 조합, 대우건설 교체 요구 목소리

2698억 손실 우려…김보현 “믿고 맡겨달라”

과거 한남 3구역도 현대건설과 조합원 갈등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조합원들에게 보낸 ‘대우건설의 진심’ 동영상 장면 캡쳐.ⓒ대우건설

재개발이 한창인 ‘한남뉴타운’에서 조합의 시공사 교체 요구에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에서는 조합이 오는 27일 대우건설의 시공사 지위를 유지할지 묻는 총회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사업 차질 우려가 커지자 대우건설은 대표이사까지 나서 조합원 마음 다잡기에 나섰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전날 한남2구역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의 진심’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문자로 배포했다.


동영상에는 대우건설이 그동안 한남2구역에 쏟은 노력 계획, 그리고 공약 불이행에 따른 보상안 등이 담겼다.


영상 말미에는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가 등장해 “최고의 이주비 조건을 통한 신속한 이주를 시작으로 지연없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믿고 맡겨준다면 최고의 결과로 조합원께 보답드릴 것을 김보연 이름을 걸고 약속드리겠다”고 호소했다.


구체적으로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50% ▲최소 이주비 10억원 ▲이주비 상환시기 1년 유예 등을 약속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2022년 한남2구역 시공사로 선정되며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통해 최고 21층 아파트를 짓겠다는 이른바 ‘118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서울시가 인허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하며 계획은 무산됐다. 회사는 대안으로 정비구역을 관통하는 도로를 없애는 블록 통합을 추진했으나 이 역시 서울시가 반대했다.


이에 조합에서는 오는 27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 재신임 안건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23년 열린 첫 재신임 투표에서는 4(찬성)대 3(반대) 비율로 대우건설이 재신임된 바 있다.


대우건설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과정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으로 불편을 끼쳐드린 점은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시공사 교체가 현실화되면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시공사 교체 시 최대 2년까지 공사 기간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추가 공사비(2015억원)와 브릿지론 지연배상금(503억원), 인허가 용역비(180억원) 등 최소 2698억원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우건설에 책임을 물어 시공사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사업 지연에 따른 공사비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조합이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제공한 금융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관리처분인가를 진행 중인 만큼 시공사를 교체하면 인허가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남 재개발구역의 시공사 교체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남 3구역에서는 현대건설이 현대백화점 입점 공약 무산으로 조합원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0년 수주전 당시 하이엔드(High-end)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할 뿐 아니라 구역 남단인 7-2블록 단지 내 상업시설에 현대백화점을 입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3년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쇼핑트렌드 변화, 한남3구역 촉진계획 변경 등으로 현대백화점 유치가 불발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여기에 현대건설이 사전 협의 없이 한남3구역 계획도로를 활용해 한남4구역 공사를 진행할 계획을 밝히면서 조합과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았다. 급기야 조합 간부가 차량을 몰고 현대건설 사옥 정문을 들이받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리한 시공사 교체로 시간·신뢰 비용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 조합원들은 냉정하게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시공사들도 현실성이 있는 공약을 내세워 조합원들의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5개 구역 중 2~5구역의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 중 한남 2구역 재개발은 보광동 일대 11만500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30개동 153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7년 착공 및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