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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대졸자 취업률 최저…"문과생 취업 더욱 힘들다"


입력 2021.12.29 08:54 수정 2021.12.29 19:07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대졸 이상 취업률 65.1%…여성·인문계·비수도권 특히 타격 심해

취준생들 "코로나로 채용공고 급감…내년도 두려워"

전문가 "취업한파 지속될 것…직업훈련 등 '핀셋정책' 필요"

지난 11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1년 해운대구 청년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게시판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대졸 이상 구직자 취업률이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문계열 출신과 비수도권, 여성일수록 코로나발(發) 취업 한파에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IT 산업 중심으로 변하는 노동시장 수요에 맞게 고용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의 '핀셋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27일 발표한 '2020년 고등교육기관(4년제 대학, 전문대, 대학원 등)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취업 대상자 48만149명 중 취업한 이들은 31만2430명으로, 전체 취업률은 65.1%다. 전년 대비 2%포인트 하락했는데, 2011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특히 인문계, 여성, 비수도권 졸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의약계열과 공학계열 취업률은 각각 82.1%, 67.7%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인문계열 취업률은 53.5%에 그다. 남성의 취업률이 67.1%로 여성(63.1%)보다 4%포인트 높았으며 수도권 대학 취업률은 66.8%이었으나 비수도권은 63.9%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사회생활을 하는 대졸자들로, 코로나19가 취업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들은 오미크론 등 변이바이러스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내년까지 코로나발 취업 한파가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무역회사 취업을 준비중인 고모(26)씨는 "코로나 영향으로 올해도 과거라면 떴을 채용 공고들도 뜨지 않았다"며 "자꾸 변이 바이러스 나오는데 내년에도 신입 채용 공고가 별로 없을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인문대학 졸업생 한모(26)씨는 "코로나 확산 이후 대면 필기시험 인원이 제한되다 보니 서류 통과조차 힘들어졌다"며 "특히 인문계열 졸업생들이 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분야는 영업, 인사 정도인 반면 이공계열은 지원할 수 있는 분야도 많고 애초에 뽑는 인원 자체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3년차 취업준비생 박모(32)씨는 "최근 신입 공채보다는 경력 공채 위주로 채용이 진행되면서 내가 지원할 기회가 훨씬 줄었다"며 "흔히 말하는 '문사철(문학·사학·철학)' 출신들은 취업이 거의 힘들어 공기업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고용취약계층이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직업훈련과 전공전환 등 고용취약계층을 위한 정부의 '핀셋 정책'도 주문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 노동시장에서 원래부터 고용취약계층이었던 문과, 여성, 지방대 구직자들이 코로나 재난 상황 속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이라며 "개인이 아닌 구조적 문제인 만큼 뭉뚱그린 청년 일자리 정책 보다 직업훈련, 전공전환 등 취약계층을 위한 핀셋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등 변이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하면서 취업한파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김 교수는 "많은 여성들이 인문계에 가지만 노동시장에서 인문계 졸업생들은 공급 과잉이고, 이들의 일자리가 학원 강의 등 대면업무에 집중되다 보니 IT·비대면 중심 시대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여학생, 지역 출신 학생들도 어릴 때부터 이공계열 진로교육을 받고, 현 인문계 전공생들도 이공계열을 융합전공으로 배워 취업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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