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
바이오·콘텐츠 밸류상승 기대감↑
“유통·금융 업종 내 선별적 투자”
새해에도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 긴축, 금리 상승 등 경제 이슈가 산적하면서 국내 증시는 변동성 높은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근접할수록 악재가 차츰 해결되며 경제가 정상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들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사 10곳은 올해 반도체·정보기술(IT)·자동차·헬스케어·콘텐츠 업종 등의 전망이 밝다고 제시했다. 다만 정유·화학·철강·조선·증권 산업의 기상도는 ‘먹구름’ 등으로 전망됐다.
◆반도체·車·헬스케어·콘텐츠 ‘맑음’
3일 주요 증권사에 따르면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IT·자동차 업종은 올해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증권사들은 D램 메모리 반도체가 하반기부터 업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업종도 경기 사이클 반등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한국 반도체 수출에 선행하는 미중 제조업 지수는 반등했고 반도체 제외 수출도 양호하다. 한국 수출과 기업이익이 향후 크게 흔들리지 않을 요소”라며 “제조업 공급 차질 완화 환경에서 IT 뒤를 이을 수 있는 업종은 자동차로, 올해 1분기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추천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 데뷔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PBV 시장은 리비안 뿐 아니라 GM, 포드, 스텔란티스, 기아와 같은 글로벌 완성차(OEM)도 적극적으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한 번의 구매 계약으로 1만대 이상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부문도 신약 개발과 인수·합병(M&A),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임상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콘텐츠 역시 성장성이 부각되는 업종이다.
KB증권은 “실적에 기대할 것이 많지 않은 내년에는 밸류에이션 상승이 필요하고, 밸류에이션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결정한다”면서 “과거 주도주 대부분은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것을 동반했다. 콘텐츠와 바이오는 지금까지 쌓아온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투자의 형식으로 구체화하면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업종”이라고 밝혔다.
◆통신·건설업 반등 기대...조선업 과도기
통신과 건설 업종은 오는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산업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반등 기회를 얻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통신은 특별한 변수가 도출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장기 빅사이클 도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요금인하 권고 가능성 희박과 망패권 강화, 진정한 5G로의 도약 등 투자 환경과 정부 규제 상황이 양호하다는 점도 투자 전망을 밝게 한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건설주는 대선 불확실성 해소 시점과 함께 2분기부터 기존의 상승 모멘텀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주요 대선 후보들이 공급에 대한 의지를 보인 가운데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주택 수요가 견조할 전망이며, 건설 업체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유·화학 업종은 글로벌 코로나19 회복과 함께 비정상적인 업황의 정상화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꼽혔다. 조선 업종의 올해 전체 발주시장은 작년 대비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조선 업종은 전체 선박 발주 감소 구간에서 친환경선박 발주 증가가 중요한 화두”라며 “다만 아직은 규제 시행, 기술 상용화가 본격화되지 않은 과도기로 친환경선박 이슈는 좀 더 장기적인 이슈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통·의류·금융, 산업 내 차별화 예상
유통 업종은 SSG닷컴과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이커머스 기업들의 상장(IPO)에 따라 시장이 차별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류 업종도 해외 소비 모멘텀이 확실한 브랜드 기업들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온라인 침투율이 충분히 높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차별화 경쟁력이 뚜렷하게 드러나야 점유율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올해 이커머스 플랫폼의 상장 예정으로 시장 내 재편이 일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은 “올해는 글로벌 소비 시장 전반에 걸친 수요 회복이 예상돼 단순 소비 회복 이외 실적 성장 모멘텀이 확보됐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의류 업종은 매장 확대에 따른 물리적 매출 증가, 혹은 사업 카테고리 확장 등의 모멘텀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상승 추세에 힘입어 은행산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보험업과 증권업은 전년에 비해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등 차별화가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증권업은 증시 약세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할 전망인데, 이는 과거 강세장이 종료된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나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의 부진에 기인한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규제 해소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이번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