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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원화 약세, 원자재發 인플레·서학개미 이탈로 가속화”


입력 2022.01.18 12:01 수정 2022.01.18 12:15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대외리스크 요인 및 환율상승 기대 복합 작용


원화, 달러 인덱스, 신흥국 환율 비교 그래프 ⓒ 한국은행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 확대가 지속중이다. 이같은 원화 약세는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높은 물가 오름세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 최근 원화 약세 원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는 달러화 대비 8.2% 하락했다. 이는 달러인덱스 상승률 6.3%보다 원하가 더 하락한 수준이다. 신흥국 통화 하락률 2.7%을 훌쩍 상회한다. 한은은 원화 약세 배경으로 ▲국제원자재 가격 ▲중국경제 의존도 ▲포트폴리오 투자 ▲현/선물환 연계를 통한 한율기대 강화 등 4가지 요인을 꼽았다.


지난해 미국 달러화는 연준의 테이퍼링이 가시화되고, 중국 헝다그룹 관련 불확실성,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및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대 우려 등이 가세하면서 강세를 시현했다. 비록 달러 강세가 이어졌으나 원•달러 환율은 외화자금 수급 상황과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함에도 불구, 달러인덱스 및 주요 신흥국 대미 환율에 비해 상승하는 등 여타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은은 원화가 다른 나라의 통화에 비해 절하폭이 큰 원인에 대해 경로별로 점검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이다. 해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국제원자재가 상승은 교역조건, 경상수지 악화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솟는 원자재가격은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기대를 상승, 이에 대응한 연준의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이 고조되며 달러화가 상승했다.


시장은 연준이 3월 첫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올해 최소 3~4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간밤에 공개되자, 3개월만에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 교역 의존도로 원화 환율이 신흥국 환율에 비해 중국 경기 둔화 우려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중반 이후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이 구체화되며 중국 실물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된 바 있다. 한국의 대중교역 의존도는 24.6%(지난해 기준)로 동남아 5개국(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17.2%)과 여타 MSCI 신흥국(13.3%)에 비해 높은 편이다.


글로벌 투자자자들의 주식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비중 축소도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 주가는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주식팬드 내 비중이 하락했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및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출도 부채질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 호황이 예상보다 짧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대두되면서 일시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됐다.


이 외 환율 상승 기대에 따른 선물환 헤지 및 투기수요 증가도 자기실현적 환율상승 메커니즘을 통해 원화 상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김경근 차장은 “최근의 원화 절하는 우리 경제의 대외 리스크 요인과 환율상승 기대에 대한 시장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코로나 확진자 및 사망률 등은 단기 요인으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환율이 여러 요인을 받고 있는 만큼, 대외 리스크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글로벌 자금흐름 및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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