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편·화물 이용 증가
국제 마약조직 대규모 밀수 늘어
지하 웹 등 이용 정보 수집 강화
관세청이 마약 단속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 가장 많은 양을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26일 지난해 마약류 밀수단속 결과 총 1054건(1272kg)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적발건수는 51%, 적발량 757% 늘어난 수치다.
관세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 간 항공편 운항 제한으로 마약류 밀수경로가 국제우편, 특송화물, 해상화물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외로부터 반입되는 화물을 이용한 마약류 밀수는 전년대비 건수는 159%, 적발량은 1288% 각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적발품목은 ▲메스암페타민 577kg(126건) ▲코카인 448kg(20건) ▲대마류 99kg(336건) ▲페노바르비탈 57kg(80건) ▲지에이치비(GHB) 29kg(1건) ▲임시마약류 러쉬 18kg(213건) 등이다.
국내에서 주로 남용되는 메스암페타민 적발량은 전년대비 849% 급증했는데 지난해 7월 멕시코발 해상화물(항공기부품)에서 적발한 단일사건(402.8kg) 영향이 컸다.
향정신의약품인 페노바르비탈과 지에이치비(GHB), 합성대마, 엠디엠에이(MDMA), 케타민과 임시마약류 러쉬 등 신종마약 적발량도 전년대비 569% 늘었다.
대마류는 전년대비 50%(98.7kg) 증가했는데 전체 적발량의 78%(77.3kg)가 대마 합법화 지역인 북미지역(미국ㆍ캐나다)으로부터 밀반입됐다.
지난해 마약류 밀수동향에 특징으로는 국제 마약조직에 의해 밀반입되는 ‘kg 단위’ 대규모 메스암페타민 밀수가 늘었다는 점이다. 메스암페타민 대형밀수 증가는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국제 유통경로로 이용되는 동남아시아 국가와 미국 서부지역으로부터의 밀반입이 늘고 있다.
국제우편을 이용한 소량의(10g 이하) 자가소비용 마약류 밀수도 전년대비 179% 많아졌다. 주요 적발품목은 러쉬(임시마약류), 대마제품, 엠디엠에이(각성제), 엘에스디(환각제)로 적발 건수의 77%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를 경유하는 코카인 밀수도 크게 늘었는데 지난달 페루발 해상화물(아보카도)에서 적발된 코카인(400.4kg) 영향이 컸다. 다만 코카인은 북미·유럽에서 남용되는 마약으로 우리나라가 최종 목적지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으로 국제마약유통의 경유지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
관세청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온라인 마약거래 증가 등 환경 변화에 따른 밀수경로 다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주요 공항과 항만 세관에 마약 탐지기, 비파괴 검사장비 등 첨단장비 도입을 확대하고, 밀수경로별 단속기법에 대한 특별교육을 통해 적발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지하 웹(다크 웹·dark web)과 사회관계망(SNS) 등 각종 온라인 매체에 대한 감시 활동을 통해 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밀수단속에 활용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국내·외 관계 기관, 국제기구, 외국 세관당국 등과 공조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관세행정 주변 종사자의 마약류 밀수신고 포상금을 현재 최대 2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고 마약류 범죄 폐해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통해 마약류 밀수 근절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