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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지루하다고?”…클래식 공연장, 유튜브 타고 더 젊어진다


입력 2022.01.27 13:51 수정 2022.01.27 13:5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또모' '뮤라벨' '클래식타벅스' 등 채널 인기

실제 관객 유치에도 효과적...유튜브 출연 후 공연 매진

국내 클래식 공연장에 젊은 층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유튜브 '또모'

지난해 티켓예매사이트 인터파크를 통해 클래식 공연 티켓을 구매한 사람 중 10~20대는 20.9%, 30대는 32.9%로 40대 미만이 절반 이상이었다. 50대 이상의 장년, 노년층은 12%였다. 노년층이 전체 공연 관객 대다수를 점하는 유럽, 미국과 비교하면 독특한 현상이다.


국내에선 오래 전부터 클래식의 대중화에 힘써왔다. 접근성과 친근감을 높이기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 해설이 있는 음악회 등은 물론이고 공연의 형식에 변화를 주거나 다른 장르를 접목하는 등의 기획 공연들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클래식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건 ‘유튜브’다. 디지털 매체가 미디어의 중심이 된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라 클래식 업계 역시 젊은 층,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실제 1~2년 사이 클래식 유튜브 채널은 급속도로 늘고 있고, 이들 채널의 구독자도 제법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주로 큰 인기를 끄는 채널들의 공통점은 클래식에 ‘예능적’ 요소를 가미하면서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부순다. 구독자 55만명에 달하는 ‘또모’가 대표적이다. 음대생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이 채널에는 주로 몰래카메라나 연주 배틀, 레슨 실황 등의 콘텐츠를 통해 웃음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음악에 접근하도록 한다.


1년 전 “학점을 포기하고 교수님을 속였다”는 설명과 함께 올라온 몰래카메라 콘텐츠 ‘세계 탑 피아니스트와 원격 피아노로 교수님을 속여봤습니다’ 영상은 조회수 1280만건을 넘어섰다. 또 한 초등학생이 러시아의 젊은 거장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쉬시킨에게 레슨을 받는 ‘K-라캄파넬라를 들려준 천재 초딩 피아노 실력에 놀란 러시아 월클 피아니스트’ 영상도 5개월 만에 700만뷰를 기록했다. 해당 채널은 피아니스트 임동민, 신창용, 드미트리 쉬시킨,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플루티스트 최나경 등 국제 콩쿠르 입상 경력이 있는 유명 연주자들이 다수 출연할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유튜브 '뮤라벨'

서울대 피아노과 전공생들이 만든 채널 ‘뮤라벨’도 인기다. 구독자 18만명을 보유한 이 채널 역시,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을 피아니스트가 예능적 요소를 더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가는 음악 전문 채널이다. ‘서울대 음대생의 절대음감은 어느정도일까?’ ‘피아니스트에게 인생에서 가장 빠른 곡을 더 빠르게 쳐보라고 해봤다’ ‘눈을 가리고 쇼팽 에튀드를 치면 어떻게 될까?’ ‘클래식 피아니스트에게 재즈 악보를 주면 벌어지는 일’ 등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영상들이 이 채널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콘텐츠들이다.


이밖에도 클래식에 대한 정보와 뒷이야기 등을 전하면서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주력하는 ‘알기 쉬운 클래식 사전’(구독자 16만명), 클래식에 대한 궁금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클래식타벅스’(구독자 17만명), 클래식은 물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포핸즈 피아노(두 사람이 한 대의 피아노를 연주하는 방식)로 선보이는 ‘벨라앤루카스’(구독자 64만명) 등의 다양한 형태의 클래식 채널이 잇따라 등장했다.


이 채널들이 업계에서 ‘효자’로 불리는 건, 해당 채널이 통해 실제 관객 확대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또모’에 출연한 연주자들의 공연이 곧바로 매진됐고, 자체적으로 진행했던 ‘예고생들’ 프로젝트 최종 진출자들의 파이널 공연(약 900석 규모) 좌석도 모두 팔렸다.


더구나 유튜브를 통해 유입된 관객층이 주로 2030 세대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미래 관객 확보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이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노년의 여가로 여겨지지만, 국내에선 젊은 층이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는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인식 변화에는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유튜브의 몫이 크다”면서 “특히 젊은 관객의 유입은 일정 기간 관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일시적인 취미가 아닌 장기적으로도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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