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좌파들 발목 잡기가 이겼으면 청계천 복원 없었다
윤석열, 호남 득표율 박근혜의 3배 넘을지 주목
복합쇼핑몰 이슈 선점으로 민주당 속수무책 빠뜨려
상인회, 시민단체에 이끌린 ‘쇄국정책’, 전 국민이 광주에 비웃음
‘노무현을 자살에 이르게 한 원죄' 값을 치르느라 아직도 감옥에 있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서울 청계천 복원이 광주에서 추진됐다면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 발짝도 진척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필자는 호남 출신이라 광주를 잘 안다. 귀신도 하품할 ‘상생과 연대의 광주 정신’으로 뭉친 상인들 모임과 그 가족을 사칭하는 ‘꾼’들, 그리고 먹고 사는 문제도 정치 이슈로 둔갑시켜 뒤에서 이권을 챙기는 특출한 재주와 투지를 갖춘 시민단체들이 민주당을 등에 업고 매일 데모하고, 꽹가리 치고, 드러눕는 장면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들은 모든 이웃들의 상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자기들끼리의 상생을 위해서 ‘광주 정신’을 갖다 붙이고 더 큰 사회, 더 많은 사람들의 상생을 막아온 사실이 보수 제1야당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복합 쇼핑몰 유치’ 공약으로 발가벗겨지고 있다. 광주의 부끄러운 낙후(落後)이자, 재벌 기업들은 망해야 하고 그들이 가꾸는 발전은 배가 아파서 죽어도 안 된다는, 진보좌파들의 발목 잡기가 빚은 상징적 단면이다.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이명박은 서울 시장에 당선되자 그의 으뜸 공약 사업인 청계천 되살리기를 위해 6만개 점포, 20만명 상인들을 직접 설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완공 후 서울시가 발표한 상인들 접촉 횟수는 4300여 차례였다. 무조건 떠나라는 게 아니었고 이전할 지구 신설, 보상비 지급, 다른 더 좋은 특수 시장 마련 등 대책을 가지고 대화를 하니 안 풀릴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잉어와 청둥오리가 살고 문화예술이 숨 쉬는 시민들의 자랑스러운 휴식 공간, 서울의 명물이 불과 2년 3개월 만에 생겨났다. 투쟁만 알고 떼만 쓰는 위선과 무능의 운동권 세력, 민주당과 진보좌파들이 이런 일 할 수 있었겠나?
그들은 누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와 힘든 일을 시작할라치면 반대부터 한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대동맥 경부고속도로를 박정희가 뚫으려고 했을 때 당시 신민당의 젊은 리더들, 김대중과 김영삼이 결사반대를 외친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야당 지지 국민들은 그때 양김과 반정부 학자들 주장을 듣고 고속도로가 농민들 죽이는 망국로(亡國路)라고 믿었다.
옛날에 촌사람들이 대도시에 오면 구경 가는 곳이 공원과 시내 중심지 상가였다.
지금은 복합 쇼핑몰이 그 공원과 다운타운 기능을 한다. 없는 게 없고 편리한, 주로 지하철역과 연결된 이런 몰이나 대형 마트에 와보는 지방 중소도시 거주자들은 자기네 도시에도 스타필드, 롯데몰, 코스트코 같은 곳이 하나쯤 생겼으면 하는 부러움과 바람을 갖게 된다.
이 소박한 마음에 ‘광주정신’ 같은 것이 들어갈 틈이 있는가? 없다. 억지 궤변이다. 호남의 대도시이자 `민주화의 성지(聖地)' 광주에 2000년대형 쇼핑 공간 하나가 없다는 사실이 전국에 알려져 대한민국 사람들이 ‘충격적으로’ 놀라고 있다. 신문에 이마트와 코스트코가 서울 수도권엔 10여개 있고, 부산 경남권엔 5개, 다른 대도시들에도 몇 개씩은 있는데, 광주엔 하나도 없는 지도가 게재돼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광주 시민들은 창피하다. 갑자기 온 나라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어 버렸다. 왜 이런 일이 다른 지역 사람들은 까맣게 모르는 새에 일어날 수 있었는가? 광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윤석열이 송정매일시장에 와서 광주의 아픈 구석을 정확히 찔러 회심의 공약을 내놓자 민주당 선대위가 ‘앗 뜨거!’ 하며 내놓은 성명이란 게 이렇다. 참으로 그들다운 논리요 주장이다. 이들은 평생을 이런 생각으로 살아왔고, 수십 년 그들의 지배를 받은 시민들은 인질로 잡혀 상생 아닌 상생을 강요받으며 유명 대형 마트, 복합 쇼핑몰이 민주당 반대로 들어오지 못한, ‘빼앗긴 현대적 삶’을 살아온 셈이다.
복합 쇼핑몰(Shopping Mall)은 상업 시설이면서 동시에 문화 공간이다. 물건도 사지만 먹고 즐기고 영화도 보는, 가족 또는 연인들의 여가, 휴식 장소이기도 하다. 동시대 도시인들의 평일과 주말 생활이 이뤄지는 곳 그 자체다.
광주 지역 여론조사에서 전체 시민의 60%, 20~30대는 80% 가까이 복합 쇼핑몰 유치에 찬성을 보이니 민주당 구시대인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광주 정신’ 주장은 온데간데없고 갑자기 반대한 적 없다며 논의 중이라고 허둥댄다. 속수무책이다.
대형 마트가 입점하면 유동 인구 급증으로 주변 골목상권도 덩달아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오래 전에 나와 있다. 전통 5일장 같은 시장은 보존, 맛 좋고 인심 좋은 광주 음식점들과 함께 관광 명물화 해볼 수도 있다. 진정한 ‘상생’ 방법은 찾기 나름이다. 이명박 같은 ‘상인(商人)의 감각’과 오로지 시민들의 삶의 질만 생각하는 ‘서생(書生)의 의식’을 겸비한 지도자가 공동체를 이끌면 가능한 일이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광주에 대기업 몰, 마트 들이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가 됐다. 윤석열이 그 물꼬를 텄다. 구청장 공약 같아 보인 이슈를 전국적 화두로 투척시킨 국민의힘 공약 개발 팀과 그가 박근혜의 87년 이후 보수 후보 호남 최다 득표율 10.5%를 3배 상회하는 기적을 일구게 될지 주목된다.
광주 복합 쇼핑몰 문제는 호남의 민주당 독점 정치 폐해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 정치와 경제의 발전, 성숙을 가로막는 꽹과리와 화염병 진보좌파들의 쇄국(鎖國) 정책이 국민 앞에서 고발되고 단죄되고 있는 사건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