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젝시믹스 NFT 제품 판매
LF 헤지스도 올 상반기 중 출시 예정
일각선 “변동성 높고 복제·사기 등 우려
패션·뷰티업계에서도 대체불가능토큰(NFT)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개성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가 희소성을 가진 NFT 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NFT 가치의 변동성이 너무 큰 데다 사기나 투기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지속 성장가능한 사업보다는 일회성에 마케팅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NFT는 가상화폐에 쓰이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사진, 동영상, 그림, 게임 아이템 등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의 인식값을 부여해 소유권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일종의 정품 인증서다.
LG생활건강은 국내 뷰티 기업 중 처음으로 NFT를 발행했다.
LG생활건강의 첫 NFT 발행 브랜드는 기초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로, 빌리프 세계관인 빌리프 유니버스 속 캐릭터인 허브샵 직원 빌리와 대장장이 요정 캐릭터 로이가 NFT 아이템으로 제작됐다.
이달 중 세계 최대 NFT 마켓인 오픈시에서 3000개를 판매할 예정이다.
LF의 헤지스는 올 상반기 중 NFT 마켓에서 자사 3D 캐릭터 ‘헤지스 프렌즈’를 판매할 계획이다.
앞서 헤지스는 지난달 브랜드 공식몰 헤지스닷컴에 3D 그래픽 기술로 구현한 버추얼 캐릭터 헤지스 프렌즈를 공개한 바 있다.
코오롱FnC의 코오롱스포츠는 대표 상품인 안타티카를 판매하면서 오리진 레드 컬러에 NFT를 적용했다.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를 전개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역시 지난 11일 NFT 유통 플랫폼 ‘메타갤럭시아’에 디지털 페르소나 ‘제시아’를 활용한 디지털아트를 선보였다.
또한 오는 19일에는 카카오의 NFT 플랫폼 ‘클립드롭스’에서 다른 형태의 NFT 작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패션·뷰티업계가 NFT 발행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NFT 시장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NFT 시장은 지난해 118억 달러(약 14조원)에서 2025년 8000억 달러(약 9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정판에 열광하는 MZ세대도 NFT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젝시믹스가 지난 11일 출시한 제시아 NFT 작품은 출시 이튿날인 12일 조기 완판됐고, LG생활건강의 빌리프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캐릭터 관련 영상 총 3편의 조회수는 90만뷰에 달한다.
패션, 뷰티 뿐만 아니라 백화점,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서도 NFT를 활영해 MZ세대 관심 끌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은 봄을 맞아 준비한 전 점 테마 이미지 '스프링 바이브스'를 NFT로 발행해 백화점 모바일 앱 이용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약 15만건이 응모돼 준비수량의 150배에 달하는 응모가 이뤄졌다.
편의점 CU가 NFT 전문 작가 레이레이와 함께 진행중인 3종의 화이트데이 히어로 NFT 증정 이벤트 역시 일 평균 1500명의 참여자가 몰리며 큰 인기다. 3월 한 달간 누적 참여자 수가 4만5000여명으로 최종 경쟁률이 140대 1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NFT 열풍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세 변동성이 높은 데다 실체가 없는 무형 자산에 대한 거리낌과 동시에 복제와 사기 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NFT 특성을 악용해 자전거래를 통한 가격 부풀리기 등의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고 피해 발생 시 뚜렷한 규제가 없어 구제 받지 못하는 문제점까지 안고 있다.
기업이 NFT를 활용한 신사업을 펼치기에는 리스크가 있는 셈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NFT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이를 연계한 사업 모델 구축보다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NFT 열풍 계속될지 아니면 일시적일지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