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이전…탈권위와 소통의 상징 될까

인수위, 17일 광화문·광화문 현장 답사 예정

어디든 '국민 속으로' 취지는 그대로

건축가 유현준 "국방부 집무실은 '신의 한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낮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 김은혜 대변인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가운데, 집무실 이전 최종 후보지가 선정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집무실 이전 방안을 반대하고 있지만, 새로운 집무실이 탈권위와 소통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1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와 광화문 외교부 청사를 대통령 집무실 이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 당선인과 참석자들은 오늘 오후 5시 45분부터 1시간 15분 간의 회의 결과, 청와대 이전 후보지를 외교부 청사와 국방부 청사 두 군데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기획조정·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 당선인 비서실 관계자 등 인수위원들은 18일 오후 현장을 직접 방문해 답사를 마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제왕적 대통령제'를 상징하는 청와대를 해체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 내에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집무실 이전에 대해 검토했다.

검토 결과, 용산에 위치한 국방부 가 새 집무실 후보로 급부상했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나 외교부 청사가 경호 측면에서 현실적 제약이 있는 반면, 국방부 청사는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고 외부와 차단도 용이해 경호 우려를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탈권위와 소통의 상징을 내려놓지 않으면서, 사용의 편리성까지 갖춘 셈이다. 국방부 청사와 연결된 지하 벙커를 유사시 사용할 수 있기도 하고, 2대의 헬기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헬기장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공원으로 바뀌어, 국민가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지에도 맞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이전 부지를 두고 인수위원 간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청사가 군사시설이라 청와대만큼 폐쇄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고, 주민 불편 등에 대한 우려도 논의대상에 올랐다.

관계자들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내부에서도 꼼꼼히 들여보기 위해 현장을 둘러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방안에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윤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의 국방부로 옮기는 방안은 "신의 한 수"라고 극찬했다.

유 교수는 "예전에 한번 국방부에 강연차 가본 적이 있는데, 거기 가보고 제가 태어나서 봤던 뷰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다"면서 "저는 풍수지리를 잘 모르겠지만 '이런 데 대통령 집무실 같은 거 있으면 정말 좋겠다. 거기에 왜 국방부 장관이 앉아 있지?' 이런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청와대 자리는 왼쪽에 언덕이, 오른쪽에 인왕산이 있고, 수비하기에는 좋은 형세이기는 한 것 같다"면서도 "지금 와서 보면 앞에 큰 빌딩들이 있고 그 뒤로 남산이 막고 있고, 대단히 답답한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도 강남으로 확장되면서 4대문 안쪽의 옛 도읍 경계에서 중심축을 용산쪽으로 옮겨오는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