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일정' 최상 환경 조율
마켓컬리 등 조단위 대어 줄대기
NH투자증권이 올해 첫 조단위 기업공개(IPO) 주관에 나서며 투자은행(IB) 업계 강자로서 면모를 보여줄 참이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가 내달 공모 청약에 들어가는 가운데, 하반기엔 마켓컬리 주관도 예고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달 말과 내달 초 수요예측과 함께 IPO일정에 본격 돌입하는 원스토어와 SK쉴더스의 코스피 상장을 대표주관한다.
시장에서 IPO대어의 공모는 올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지난 1월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 청약을 앞두고 수요예측 부진으로 IPO를 철회한 바 있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가 밸류에이션보다 낮은 가격으로 IPO에 나서는 만큼 업계는 벌써부터 흥행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스토어는 증권신고서에 희망공모가를 3만4300~4만1700원을 제시했고, SK쉴더스는 3만1000~3만8800원을 써냈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각각 1조2000억원과 3조5000억원 규모다. 둘다 예상 기업가치보다 5000억원가량 낮은 몸값이다.
업계는 NH투자증권이 이번 IPO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할 것으로 본다. 현재 NH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기존 IPO '빅3'는 자존심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KB증권은 역대급 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공모를 흥행으로 이끌며 수수료 수익 1위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IB업계 대부인 정영채 사장의 3연임 확정 이후 처음으로 준비하는 대형 IPO이기에 이러한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본격적인 공모에 앞서 준비단계부터 공을 들여 왔다. 지난해 7월 SK쉴더스 주관계약 미팅 자리에 정영채 사장이 직접 참여해 힘을 실어줬고, 회사는 밸류에이션 책정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NH투자증권은 공모일정에서부터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까지 꼼꼼히 체크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스토어의 공모 청약일은 내달 2~3일이고, SK쉴더스는 9~10일이다. 중복은 피하면서도 촘촘한 일정으로 관측되는데, 업계에선 최상의 흥행을 염두해 둔 포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NH투자증권은 네이버 등 원스토어 기존주주의 보호예수도 6개월로 묶었다. 이에 상장 후 유통가능 주식 수가 전체의 22.79%로 제한돼 변동성 확대 우려도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IPO를 신호탄으로 하반기 공모 시장을 휩쓸겠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원스토어와 SK쉴더스의 IPO를 마치면 기업가치 4조에 달하는 마켓컬리의 상장을 주관한다. 마켓컬리는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몸값이 10조원으로 평가되는 현대오일뱅크와 3조원이 예상되는 교보생명보험의 IPO도 대표주관이 예정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대어들의 대표주관사가 정해지지 않아 NH투자증권의 조단위 대어 주관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형 주관사들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주관하고 있는 조 단위 딜이 한 두 개가 아니다"며 "올해 연간 공모액 규모는 최소 지난해의 절반 이상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