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무장한 해외 유명 버거 잇따라 진출
가격 높이고 고급화 전략 택한 것 가장 큰 특징
토종 버거 브랜드, 올해도 가성비 전략 지속
‘프리미엄’으로 무장한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상륙을 앞두면서 국내 햄버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포화 상태라는 말이 무색하게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국내 토종 브랜드는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저마다의 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GT는 지난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굿스터프이터리 강남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월 1일부터 9호선 신논현역 인근에 고급 쉐프버거 브랜드 '굿스터프이터리'(GOOD STUFF EATERY·잘 채워 넣은 음식점) 매장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굿스터프이터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사랑했던 브랜드로 유명하다. 매장 내 스마트팜에서 갓 수확한 채소로 최상의 신선함을 담아 미식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미현 이안GT 부사장은 "매장 내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채소가 주는 극강의 신선함과 건강한 먹거리를 고객분들이 오감으로 느끼시길 바란다"며 "차후 우리가 짓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주거 공간에도 스마트팜을 보급해 건강한 경험을 생활 속에서 확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국내 진출을 앞둔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는 수두룩하다.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은 미국 3대 버거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매장 개점을 준비 중이다. bhc그룹도 오는 6월 강남역에 미국 서부 유명 햄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1호점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올해 초 서울 송파구 잠실에 첫 매장을 연 '고든램지 버거'가 올해 새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다. 향후 국내 햄버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 신규 햄버거 브랜드는 과거 정크푸드로 여겨지던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프랜차이즈 햄버거들과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가격도 크게 올려 고급화 전략을 썼다. 레스토랑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아보카도 등과 같은 고급 재료를 사용했다.
지난해 버거 시장은 급성장했다. 포장이나 배달에 적합한 음식인 데다 매장이 ‘혼밥’(혼자 하는 식사)하기에 편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한 때 건강식 열풍으로 부진을 겪었지만, 최근 수제와 프리미엄 등을 앞세우면서 ‘버거=한 끼 식사’라는 인식이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품질 관리와 운영 노하우, 식자재 유통 등 여러 특성을 고려했을 때 외식 사업 진출의 첫 관문으로 햄버거만 한 메뉴가 없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간편히 한 끼를 때우는 문화가 보편화 된 것 역시 버거로 이어졌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의 양강 체제였던 국내 햄버거 시장은 최근 크게 요동치고 있다. 최근 버거킹과 맘스터치, 노브랜드버거가 급격히 매장 수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고든 램지, 교촌 등 국내외 신흥 주자들이 버거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실제 이런 영향으로 희비도 엇갈렸다. 버거킹은 지난해 매출 6784억원, 영업이익 248억원을 올리며 한국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맘스터치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을 키웠다. 반면 선두권을 유지하던 한국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매출액 증가에도 영업손실이 늘었다.
◇ 토종 브랜드의 ‘자신감’…대표 메뉴·가성비 앞세워 시장 수성
롯데리아, 노브랜드, 맘스터치로 대표되는 국내 토종 버거 브랜드들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에게 잘 알려진 한우버거, 싸이버거 등 대표버거를 전면에 앞세우는 마케팅 활동은 물론 올해도 가성비 전략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리아는 K-푸드 대표 메뉴인 불고기를 주제로 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 신세계푸드는 ‘브랜드 콜라·사이다’ 같은 자체 상품을 계속 내면서 더 재미있고 경쾌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든 램지 버거와 기존 패스트푸드 업체와의 차이점은 적지 않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은 같지만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와 가격 정책 등이 다르다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다만 업계는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운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버거는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마케팅이 겹치지 않고, 가격대도 달라 같은 MZ세대 안에서도 타깃층이 갈린다는 이유에서다.
패스트푸드 업계 관계자는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가 유입됐을 때 호기심에 한 두번은 먹을 수 있어도 꾸준히 매장에 유입이 되도록 하려면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이어져야 한다”며 “매장 확대에 있어 전 매장이 동일한 맛과 서비스를 구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