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60원 돌파…2년 1개월만
美 연준 금리 0.75% 인상 가능성 나와
IMF “아시아 국가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2년 넘게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발 봉쇄와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S(스태그플래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과 초인플레이션)을 언급하기엔 부적절하다는 견해와 달리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이른바 ‘3중고’는 확실시되고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장중 1260원을 넘어섰다. 2020년 3월(1265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초만해도 1210원 대를 오르락 거리던 환율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대급 긴축 움직임에 급등해 연고점을 갱신하게 된 것이다.
연준은 최근 미국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5%를 기록하는 등 40년 만에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50bp(bp=0.01%)를 넘어서 75bp를 상승시키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까지 전망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적 상승(wage-price spiral)을 막기 위해 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더 앞당겨야(front-load)할 것”이라면서 6월과 7월 75bp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이같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한국은행도 다가오는 5월과 7월 회의에서 같은 폭의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된다면 현재 1.00~1.25%p 차이인 우리나라와 격차가 줄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인 상하이를 한 달째 봉쇄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원료와 부품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하면서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같은 상황에 스태그플레이션이 아시아 국가들에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앤-마리 굴드-울프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 대행은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아시아 국가 금융 노출(채권채무 관계 등에 따른 위험도)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 유럽 교역국 경제성장 둔화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국가들에 미국 달러화 표시 채무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난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IMF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조정하고, 물가 상승률은 아시아 선진국 가운데 2번째로 높은 4.0%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