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보다 글로벌 요인이 더 큰 영향
5월 기준금리 인상 탄력받나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차질 우려 등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가운데, 우크라 사태가 진정되도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물가 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다음달 금리인상 명분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은 ‘원자재가격 변동요인별 물가 영향 분석’이라는 제목의 조사통계월보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블록외생 VAR모형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을 글로벌과 상품그룹으로 나눠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원자재가격 변동은 ▲글로벌 유동성 및 경기 여건, 글로벌 공급망 상황 등 글로벌 요인과 ▲원유, 곡물 등 상품그룹 요인, 그리고 두바이유, 미국산 옥수수 등 개별상품 요인으로 나누어 설명될 수 있다. 한은은 원자재가격의 변동을 ①글로벌 ②상품그룹 ③개별상품 요인으로 분해한 결과 상당 부분 글로벌 요인, 즉 원자재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의해 유발된 것으로 보았다.
2000년대 이전에는 상품그룹 요인의 영향이 컸으나 2000년 이후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됐고, 코로나 위기 이후에는 그 영향이 더욱 강화된 추세다.
분석 결과 글로벌 요인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은 상품그룹 요인에 의한 경우보다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항이 더 크고 장기에 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원자재 가격 전반에 대한 충격은 개별 상품 가격에 대한 충격에 비해 초기 충격도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영향은 더욱 완만하게 줄어들었다.
또 글로벌 요인에 유발된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함으로써 다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가 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는 경우, 글로벌 요인은 인플레이션 상승폭이 상당 부분 하락했으나 상품그룹 요인은 인플레이션 반응에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한은은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더라도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될 경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