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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난타전 ‘한동훈 청문회’…딸 스펙·부동산·검수완박 공방


입력 2022.05.10 05:03 수정 2022.05.10 06:48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한동훈, 검수완박 법안 비판…민주당, 한 후보자 딸 ‘부모 찬스’ 집중 부각

“고교생이 연습용으로 한 리포트 수준의 짧은 글들…입시에 사용될 계획 無”

딱지 거래 의혹에 대해선 “모친이 대행…제가 봤을 때도 가능성이 있어”

한 후보자 신상 관련 의혹 제기 과정서 오류 발견…진중권 “민주당 의원들의 완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9일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 딸의 각종 ‘스펙 논란’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한 후보자의 스펙 논란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의혹, 고발 사주 사건과 관련한 연루 의혹 등을 둘러싸고 민주당은 검증 공세를 나섰고, 한 후보자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지난 9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 중 오류가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한편, 딸의 스펙과 관련해 “운 좋고 혜택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번 청문회는 한 후보자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부패한 정치인과 공직자의 처벌을 어렵게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보게 될 피해는 너무나 명확하다”고 작심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한 후보자는 “권력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부정부패를 단죄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검찰개혁이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절제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자 민주당이 한 후보자의 딸에 화력을 모았다. 한 후보자 딸이 ‘부모 찬스’로 스펙을 쌓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 부각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의 딸의 노트북 기부 의혹 등을, 김영배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의 논문 표절 의혹 등을, 김남국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의 봉사활동에 대한 유료 기사 광고 의혹 등을 따져 물었다. 박주민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발간한 전자책의 저작권 문제 등을 거론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논문이라고 한 것은 고등학생이 연습용으로 한 리포트 수준의 짧은 글들로 2~6페이지의 영문 글들을 모은 것이다.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입시에 사용될 계획도 없다. 학교에도 제출한 사실이 없다”며 “습작 수준의 글을 올린 것을 가지고 수사까지 말씀하시는 건 과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고등학생이 저 정도 수준의 습작을 올린 것을 갖고 학계의 구조적 문제인 약탈적 학술지에 올린 것을 잘못이라고 말하는 건 고등학생 기준으로는 과하다”며 “표절률이 높다고 하셨는데, 우리나라 ‘카피킬러’라는 것으로 돌리면 4% 정도 나온다. 역으로 비교 대상이 되는 자료는 50% 이상의 표절률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저의 공직 적합성을 보는데 저와 관계없는 조카가 대학간 걸 물으시면 할 말이 없다”며 “딸이 학습 과정에서 온라인 튜터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은 있는데 (케냐인) 벤슨이라는 사람과는 어떤 접촉을 하거나 돈을 준 적이 전혀 없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또한 봉사활동 기사와 관련해 “그게 대단한 언론사가 아니라 인터넷 가로수 같은 홍보지”라며 “유수의 언론에 낸 게 아니라 스펙으로 쓸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자책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수학 문제이기 때문에 저분들도 저걸 완전히 창작한 것은 아니고,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최근) 저작권 동의를 받았다”며 “비영리 목적이라면 써도 된다는 전제가 있었던 책이다. 제 딸이 올렸을 때는 비영리라는 점을 명시해서 올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 후보자는 “반칙이 있거나 위법이 있는 건 아닌데,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기회는 아닌 것이고, 제 딸이 운이 좋고 혜택 받은 거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저희 가족 모두 봉사하는 삶을 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국 의원이 “‘죄송했다, 부족했다, 유감이다’라는 말씀은 못 하시느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제가 그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가 소유한 부동산과 관련한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기상 의원은 1998년 모친이 근저당권을 설정한 신반포 청구아파트를 매입·편법 증여받았다는 의혹을 캐물었다.


최 의원은 “이 아파트는 당시 공시지가가 1억원대이고 현재도 12억원이 넘는다”며 “현재 기준으로 10억원이 넘는 돈을 당시 24~25살이고 공식적으로 급여를 받은 건 사법연수원 2년 정도인 후보자가 매매대금으로 지급했거나 등기 이후 근저당 채권자인 어머니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부친께서 제게 공직생활을 떳떳하게 하라고 여러 차례 증여해주셨다”며 “제가 사법연수원 때도 술을 안 먹었기 때문에 돈이 모였고, 전세도 있어서 크게 부담되는 액수는 아니었다. (집값이 폭등한) 지금의 12억원과는 계산적 감이 다르다”고 답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다만 그는 ‘딱지(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거래’ 의혹에 대해 “제가 군대에 있을 때 모친이 대행해 주신 것”이라며 “제가 봤을 때에도 그랬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시인했다.


송기헌 의원은 한 후보자가 1억원대 청구아파트로 시작해 2002년 삼부아파트, 2006년 삼풍아파트 등을 매입한 과정을 설명한 후 “삼풍아파트의 경우 18억2000만원에 사서 현재 시가가 42억원정도인데, 한 번도 거기 살지 않았다. 아파트를 투기목적으로 사용했다고밖에 볼 수 없어 고위공직자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제가 아파트를 2개를 갖고 있었던 적은 없다는 점을 잘 봐 달라”며 “아파트를 비싸게 팔았지만 곧바로 다른 아파트를 비싸게 샀다. 저는 아파트 가격 폭등의 정책 입안 과정에 관여한 것도 아니고, 거기에 맞춰 그냥 살아온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봐 주시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한 후보자가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건물의 옥상에 18㎡의 패널로 만든 불법 건축물이 있다고 구청으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았다”며 “법을 집행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몰랐다가 이번에 지적받아서 알았다. 즉시 시정하겠다”고 했다.


이수진 의원은 “후보자가 2019년 국정감사에서 카카오톡 수사 개입 의혹 지적을 당했다”며 “당시 대검 반부패 강력부장으로 조국 수사 담당자들과 단톡방을 만들어 수시로 관리해 ‘기획 단톡방’ 의혹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후보자는 당시 3개월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2330회 카톡을 했고 배우자 김건희 씨와도 332회 카톡을 주고받았다.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배우자가 돼도 카톡을 하겠느냐. 텔레그램을 하겠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당시 윤 총장과 카톡을 했던 건 당시 제가 대체 불가능한 업무를 부산고검에서 수행 중이었고, 조국 전 장관이나 국정농단과 관련해 매일 보고가 필요했다”며 “보고가 안 될 경우에 총장 사모를 통해서 연락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수사 라인끼리 대화방을 만든 게 무엇이 문제이냐. 가까운 사이니 운용할 수 있고, 평소에도 만들었다가 깨고는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후보자의 신상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김영배 의원이 “딸이 여러 군데에서 수상을 하면서 2만 시간 봉사활동을 했다고 한다. 5년간 매일 10시간을 봉사해야 한다”고 몰아세우자, 한 후보자는 “본인이 아니라 봉사단체가 했다고 나온다”고 반박했다.


최강욱 의원이 노트북 기증과 관련해 “기증자가 한 아무개라고 나온다. 영리 법인이라고 나온다”고 말하자, 한 후보자는 “그것은 한국쓰리엠 같다. 제 딸 이름이 영리법인일 수는 없다”고 답했다.


김남국 의원이 딸의 논문 공저자를 두고 “이모와 같이 썼다”고 주장하자, 한 후보자는 “제가 이모랑 뭘 같이 썼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이 모 교수’를 이모로 헷갈렸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리법인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한ㅇㅇ’이니 네 딸이라고? 법인이란 게 원래 인간 아닌 대상에 법적 인격을 부여하는 것 아니냐”며 “그보다 빛나는 것은 ‘이모 교수’를 이모로 해석하는 김남국 의원의 창의성”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청문회가 아니라 개그 콘테스트를 보는 듯하다. 처럼회, 이참에 극단을 차려 대학로로 진출해 보심이”라고 적었다. 또한 “바보들. 공격의 포인트를 전혀 못 잡는 듯”이라며 “현재 스코어, 민주당 의원들의 완패”라고 평가했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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