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G 세계 첫 상용화 직후 6G 선행 기술 연구 착수
5G 시장 주도 위해 발로 뛴 이 부회장, 6G 시장에도 강한 의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하며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이끈 삼성전자가 5G 상용화 3년 만에 6G 시대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와대에서 공개한 6G 비전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13일 세계적인 6G 전문가들과 학계‧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삼성 6G 포럼(Samsung 6G Forum)'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초광대역·초저지연·초지능화·초공간 등 6G 시대가 가져다줄 이동통신 환경의 변화를 제시하면서 “지금이 6G를 준비할 적절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10년 앞을 내다보고 6G 기술 선행개발에 착수했음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통신과 백신 모두 비슷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다.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며 6G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앞서 5G 시대 개막을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4G 상용화 개시 이듬해인 2012년부터 5G 국제 표준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기술 제안과 표준화 완성을 주도하며 5G 상용화를 이끌었다.
특히 2019년 4월 대한민국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국가 통신사들에 5G 상용화 장비를 앞장서 공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월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직접 발로 뛰며 삼성전자가 글로벌 5G 시장을 주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20년 버라이즌과의 7조9000억원 규모 대규모 5G 장기계약, 2021년 NTT 도코모와의 통신장비 계약 당시에도 이 부회장은 직접 통신사의 CEO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협상을 진척시켰다.
이 부회장은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 그룹의 총수 무케시 암바니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으며 친분을 쌓는 등 삼성이 인도 5G시장을 주도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다.
최근 미국 제4 이동통신 업체인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의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사로 선정되는 데도 이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방한한 에르겐 회장과의 공식 비즈니스 미팅 전날 직접 차량을 운전해 그를 태우고 북한산으로 가 5시간 동안 등산을 했다.
에르겐 회장이 등산 애호가라는 점을 겨냥해 산행을 제안한 것으로, 당시 그와 다진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번 대규모 수주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이처럼 ‘5G 마케팅’에 공을 쏟으면서도 이 부회장의 시선은 차세대 기술인 6G를 향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6G 기술 선점을 위해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해 왔다. 5G 시장 개막을 선언함과 동시에 차세대 기술 준비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029년 6G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2년부터 5G를 준비해 2019년 세계 첫 상용화에 성공한 것을 감안하면 6G 준비는 이전 세대보다 발 빠른 행보다.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6G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기술 리더십을 유지해야 할 뿐 아니라 글로벌 통신사들의 협력도 이끌어내야 한다. 5G 시장에서 이 부회장이 보여준 인적 네트워크가 앞으로도 삼성전자에게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