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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두 달 연속 올린다...“연말 2.25% 이상”


입력 2022.05.23 09:50 수정 2022.05.23 09:52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고물가·美 빅스텝에 약 15년만의 연속 인상

인상 속도 빨라진다...이달 포함 2~3차례 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오는 26일 기준금리를 0.25%p 추가로 올리고,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수정 상향할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끄는 첫 금통위로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14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총재 없이도 금통위원 전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p(1.25→1.50%) 높였다. 만약 26일 회의에서도 0.25%p 인상이 확정되면, 14년 9개월(2007년 7월과 8월)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린 것이다.


이같은 이례적 행보는 물가상승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까지 치솟았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만의 최고치다. 문제는 이같은 4%대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가 상승 기대 심리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 또한 3.1%로 9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59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도 물가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정부는 대내외 경제불확실성에 대비해 민생 안전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에서 ‘사상 최고’ 규모로 편성했다. 추경은 경기하방 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추경호 경제 부총리는 물가 자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이전 지출을 중심으로 추경이 이뤄져 물가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려가 전혀 없지는 않다”고 답했다.


ⓒ 연합뉴스

미국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한은을 압박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은 거듭 고강고 긴축정책을 시사하며,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3~4일 (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한국(1.5%)과 미국(0.75~1.00%)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p에서 0.5∼0.75%p로 줄었다.


미국이 2번만 더 빅스텝을 밝으면 7월 한미 금리는 역전된다.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이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이 더 커진다. 미국은 향후 2~3차례의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다. 한은도 대응이 불가피하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의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는 발언은 이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인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도는 예고된 수순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한은이 5월, 7월, 8월 혹은 10월 최소 3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2.25%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4분기 한 번 더 올려 2.5%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물가 정점 예상 시기를 반영해 기준금리는 5월과 7월 인상 이후 올해 11월과 내년 1월에도 추가 인상을 거쳐 최종적으로 2.5%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3차례 이상 올린 적은 없다.


한은은 26일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대로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지난 3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4.8%)을 나타냈다”며 “앞으로도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4%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0%에서 2%대 중후반까지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8%, 물가 상승률을 4.2%로 조정했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 4.1%의 물가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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