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외주 스태프 추행 및 성폭행 혐의…드라마 제작사, 출연료 반환·위약금 청구 소송
술에 취해 외주 스태프들을 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5)씨가 드라마 제작사에 총 53억여원을 지급해야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9-2부(김동완 배용준 정승규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가 강씨와 그의 소속사인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강씨가 산타클로스에 약 53억8000만원을 지급하되, 드라마 제작을 시작할 당시 전속계약 상태였던 젤리피쉬 측과 공동으로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강씨는 2019년 7월 9일 드라마 '조선생존기' 10회가 방영된 이후 자신의 집에서 스태프들과 회식을 하던 중 외주 스태프 1명을 강제추행하고 다른 외주 스태프 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강씨는 이 사건으로 당시 12부까지만 촬영을 마쳤던 조선생존기에서 하차했다. 나머지 8회분은 다른 배우가 강씨의 역할을 맡아 촬영을 마쳤다.
산타클로스는 이후 강씨에게 총 63억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고,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산타클로스 측의 청구 상당 부분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강씨가 드라마 제작사에서 받은 출연료 약 15억원 가운데 8회분에 해당하는 6억1000만원 이외에도 드라마 제작 전 맺은 계약에 따른 위약금 약 30억5000만원, 강씨의 하차로 제작사가 드라마 판권 판매에서 입은 손해 16억8000여만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강씨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인해 드라마 제작사가 대체 배우를 섭외하며 지급한 출연료 일부에 대해서도 강씨의 책임이 있다며 지급 금액을 4000만원 증액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젤리피쉬가 공동 부담할 금액을 1심보다 크게 늘렸다. 1심은 산타클로스 측에 배상할 전체 금액 중 젤리피쉬가 부담해야할 금액은 6억1000만원에 뿐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약 53억8000만원 전액을 강씨와 젤리피쉬가 함께 부담하도록 판결했다.
이들이 출연 계약을 맺을 당시 강씨가 중간에 소속사를 옮기더라도 해당 계약에 대한 법적 의무는 젤리피쉬가 계속해서 이행하기로 단서 조항을 달았다는 이유에서다.
판결이 확정되면 강씨와 젤리피쉬는 산타클로스에 53억8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양측이 절반씩 부담하지만, 과실의 정도를 따져 분담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