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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실종'에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IPO…2년 만에 공모 최소


입력 2022.06.02 05:00 수정 2022.05.31 16:27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지난달 공모액 합계 775억 불과

6월 대어 IPO 전무 …코스피, 0건

ⓒ게티이미지뱅크

예비 상장사들의 기업공개(IPO)가 위축되면서 시장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급기야 지난달은 2년 만에 최소 공모금액을 기록했다. 당초 예정됐던 IPO 대어들이 상장을 미루고 있어 분위기 반전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상장 종목의 공모액 합계는 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2020년 5월(210억원) 이후 최소 규모다. 신규 상장도 단 3건으로 이 역시 2년 만에 가장 적었다.


올해 공모시장은 점진적 하향세다. 연초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신호탄으로 '도미노 공모 흥행'이 기대됐으나 시장은 몇 개월 째 위축되고 있다.


1월 12조8167억원에 달했던 공모액은 2월(3379억원)들어 급감했고, 3월(1526억원)에는 여기서 반토막이 났다. 4월(881억원)부터는 1000억원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월별 공모금액 합계.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업계는 올해 상반기 공모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든 첫 번째 원인으로 대어들의 상장 철회를 꼽았다. 올해 들어 총 10개 공모주가 상장을 철회했는데 이중 조(兆) 단위 IPO도 3건이나 됐다.


지난달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코스피 입성을 노렸으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기대에 못미치며 IPO를 철회했고,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 2월 같은 이유로 상장 시도를 거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대어들이 연달아 수요예측 과정에서 발목이 잡히고 있는데 대해 "최근 상장 이후 기업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IPO 과정에서 수익성, 성장성 등을 더욱 보수적으로 분석하는 기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장 당시 고평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종목들은 상장 후 성장세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1~2022년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의 올해 영업이익 합계 전망치는 1월 초 3조6000억원에서 4월 2조4000억으로 하향 조정됐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미 전망치를 하회한 상황에서 2022년에 대한 영업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지속된다면 신규 상장될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공모시장의 투심 회복을 위해서는 IPO에 나서는 기업들의 합리적인 몸값 설정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예비 공모주들이 공모가 책정 등을 위한 노력보다 시장 여건을 고려해 IPO를 미루고만 있어 시장 침체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6월 스팩을 제외하고 총 5종목이 공모를 진행하는데 모두 코스닥 종목으로 코스피 종목은 0건이다. 쏘카,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이 상장 일정을 연기하며 하반기 공모시장에서도 대어 가뭄이 예정됐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정 공모가는 IPO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중요하다"면서 "해외 사례에서와 같이 주관회사가 공모가를 결정하기 전에 개인투자자 청약을 하게 되면 개인투자자의 수요까지 포함해 검토할 수 있어 적정한 공모가 결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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