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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칸 홀린 송강호 열연·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던진 생명을 향한 물음


입력 2022.05.31 19:05 수정 2022.05.31 19:0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6월 8일 개봉

칸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인정 받은 '브로커'가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점에서는 영화 '브로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이 참석했다.


'브로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이 익명으로 아기를 두고 갈 수 있게 마련된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제 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로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8년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어느 가족'을 포함해 8번째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송강호는 '브로커'를 통해 일곱 번의 칸 진출 끝에 남자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송강호는 "칸 영화제는 22편 중 7편에게 상을 주기 때문에 확률이 굉장히 낮다. 일곱 편의 작품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주게 돼 있는데 그때가 가장 긴장이 되고 오히려 전화를 받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어떤 상이라도 우리에게 하나의 상이 주어진다라는게 확정이 됐다는 생각이다. 이름이 호명 됐을 때 기쁘다란 감정에 앞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일 먼저 영국 런던에 있는 봉준호 감독, 한국의 김지운 감독에게 문자가 제일 먼저 왔다. 그 뒤로 많은 분들이 축하해줬다. 과찬을 많이 받고 있다. 감동을 천천히 야금야금 느끼고 싶다"라고 기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제가 삐딱한 성격이라 칭찬이나 평가에 대해 순수하게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 이번 송강호의 수상은 가장 기뻤다. 실제 시상식에서 이렇게 진심으로 기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누렸다.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었다"라며 "이번에는 제가 뭔가를 했다기 보다 정말 송강호가 그동안 이뤄낸 성과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서 상을 받았어도 이상하지 않았을텐데 제 작품에서 상을 받게 돼 솔직히 말하면 죄송스러운 마음도 마음도 있고 한편으로는 최고의 기쁜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송강호의 수상을 축하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베이비 박스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만든 것에 대해 "한국 사회적인 상황에 관심을 갖고 출발한 건 아니었다. 출발점을 말하자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일본 영화를 찍고 있을 때 2013년 다양한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일본 입양 제도, 양부모 제도에 대해 알게 됐다. 그 과정 속에서 아기 우편함 시설을 알게 됐고 계속 취재하다보니 한국에도 비슷한 시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해보니 한국에서는 통계적으로 일본보다 10배 가까운 아기가 맡겨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제와 상관없이 언젠간 영화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나눈 배우들이 떠올랐다. 그 중 송강호가 베이비박스에서 아이를 안고 자상한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팔아버리는 신이 먼저 떠올랐다. 선악이 혼재돼 있는 존재의 송강호 모습이 떠오른게 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출발은 한국 사회문제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송강호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 한국 제작, 배급, 배우들과의 협업에 대해 "일본이나 외국에서 찍을 때 연출가로서 하는 일은 거의 비슷하다. 어느나라에 가서 찍더라도 다를게 없다는 자신감이 프랑스에서 생겼다. 그래서 한국에서 작업할 수 있었다"라며 "불어도 한국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하지만, 한국어의 경우 문법적으로 일본어와 어순이 매우 비슷하다고 들어 편집할 때 도움을 받아 뜻을 확인하면서 작업했다. 어순이 비슷하다는 부분에서 안심하고 편집점을 찾는걸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배우들과 소통하기 위해 손편지를 쓰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이 한국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배우들이 불안감을 많이 느꼈을 거다. 그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가능한 소통을 많이 하려했고 시작 전, 손편지로 마음을 표현했다. 특히 송강호가 편집본을 꼼꼼하게 봐줬다. 뉘앙스의 차이도 피드백을 많이 해줬다. 송강호에게 신뢰를 느꼈고 의지를 했다. 이런 도움을 덕분에 부담감을 극복했고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라고 송강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입양 브로커 상현 역의 송강호는 "생명을 다루고 있지만 그 생명을 다루고 풀어가는 방식이놀라웠따. 많은 물음과 가슴 깊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작품을 설계하고 연출하시지 않나. 이런 점에서 국적을 떠나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작업한 소감을 말했다.


송강호는 13년 만에 만난 강동원과 첫 상업 영화 데뷔를 마친 이지은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강동원은 막내 동생 같은 친근함이 있다. 외모와 다르게 풋풋하고 소박하다. 배우로서도 늘 노력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옆에서 본다. 훌륭한 연기와 작품을 할 수 있는 배우다"라고 칭찬했다.


이지은에 대해서는 "이지은은 수많은 드라마에서 훌륭한 연기를 늘 해왔다. 연기가 훌륭하고 뛰어난 배우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렇게까지 살벌하게 잘할 지 몰랐다. 특히 봉고차에서 상현과 동수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할 때 뒤에서 앞자리를 발로 차는건 이지은의 즉흥 연기였다. 그 때 진짜 놀랐다. 저는 그 신을 너무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강동원은 보육시설에서 자라 상현과 함께 입양 브로커 일을 하고 있는 동수로 분했다.


강동원은 "보육원 촬영 들어가기 전 캐릭터를 준비하며 관계자, 출신 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어린 친구들이 보육원에 차가 오면 혹시 자기를 데리러 오는게 아닌가 기대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동수도 늘 그런 마음으로 엄마를 기다렸을 거라 생각했다. 나머지 하나는 보육원 출신 신부님께 '혹시 어머니가 보고 싶지 않으시냐'고 물어봤더니, 보고싶다는 마음은 없지만 돌아가시기 전에 꼭 한 번 어머니를 만나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 마음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동수 캐릭터에 접근한 시선을 설명했다.


'브로커'를 통해 상업영화 데뷔를 한 이지은은 미혼모 소영을 연기했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며 깊이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이지은은 "'브로커'가 상업영화 첫 데뷔작인데 멋진 선배님, 멋진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칸에서 입국했을 때부터 많은 분들이 환대해 주셔서 얼떨떨한 상황이다. 영화를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지은은 극 중 실감나는 욕설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지은은 "감독님이 일본분이셔서 한국 욕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제가 느끼기엔 일본식 욕이라고 느껴져서 한국식으로 해도 되겠냐고 여쭤봤다. 얼마든지 자유롭게 하라고 하셔서 고민을 많이 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욕 위주로 대사를 꾸려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어디 활동을 하면서 직접적으로 욕을 하는 연기는 처음이어서 사실 집에서 연습도 많이 하고, 촬영 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다행히 상대 배우들도 화가 나게 연기를 잘 맞춰주셔서 짧은 테이크로 마무리 했던 기억이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칸 영화제 시사 후 범죄자를 순수하게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보는 사람들의 몫이다. 내가 맞다, 틀리다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상현의 경우 범죄자지만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듣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우성의 생명을 지키려 한다. 선택 자체가 범죄였다는 부분에서 모순적인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해서는 보는 분들의 감상과 생각에 맡기고 싶다"라고 답했다.


한편 '브로커'는 6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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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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