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물류난 속 불티…‘K-드링크’로 거듭
불황은 여전…국내 소비자 공략 속도
올해도 컬래버 막걸리 ‘주목’, 대중성 타깃
다양한 개성 내세운 ‘막걸리 빈티지’ 선봬
국내 막걸리 업계가 해외서 수출 두각을 나타내며 또 하나의 ‘K-드링크’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물류난 속에서도 막걸리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다만 내수 회복은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업계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고 지역 축제 등이 활성화 되면 매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대중성을 담은 다양한 협업 제품을 통해 국내 소비자를 공략할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1570만2000달러(약 196억6000만원)로 전년보다 27.6%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막걸리 수출액도 424만8000달러(약 53억2000만원)로 전년 동기보다 11.0% 늘었다.
국순당은 최근 백세주, 막걸리 수출 실적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수출 금액은 117억 원으로 직전 연도보다 47% 뛰었고, 올 1분기 수출액 41억 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수출 증가는 프리미엄 막걸리가 주도하고 있다. 국순당의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2020년 5월 미국에 진출한 이래 영국 등 유럽까지 진출하며 약 20여 개로 수출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순당의 공장 가동률은 2021년 33%, 올해 1분기 기준 57%로 수직상승 중이다.
서울장수는 장수 막걸리, 월매, 장홍삼 장수막걸리, 달빛유자 등의 막걸리를 베트남, 호주, 캄보디아, 미국, 일본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현재 27개국에 수출 중이다.
‘느린마을 늘봄막걸리’, ‘산사춘’ 등을 수출하는 배상면주가의 지난해 수출액도 전년 대비 274% 급증했다. 주요 수출국이 미국, 캐나다, 태국, 홍콩, 호주인데 특히 미국에서 판매가 신장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내수 한계를 뛰어넘고 해외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오징어게임, 기생충과 같은 한국 드라마 및 영화를 통해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파생된 효과다. 다양한 맛과 활발한 현지 마케팅이 시너지를 내면서 막걸리의 인기도 높아졌다.
막걸리업계의 어려움은 오래 전부터 지속돼 왔다. 원인은 다양하다. 시대가 바뀌면서 음주 문화에도 변화가 찾아왔고, 막걸리가 주는 올드한 이미지가 직격탄이 됐다. ‘서민술’, ‘아재술’ 등 낡은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으며 젊은층의 관심을 돌리는 부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음주 문화가 변하면서 막걸리 시장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시장 전체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혼술·홈술의 영향으로 지난해 막걸리 판매량이 소폭 늘었지만 완벽한 회복은 없다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여기에 편의점 맥주 4캔의 만원의 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한-미 FTA에 따른 관세철폐·인하 효과로 수입산 와인의 수요가 증가하고, ‘테슬라’ ‘구름처럼’ 등 소맥(소주+맥주) 주류 트렌트가 자리잡으면서 상대적으로 막걸리의 입지가 약해졌다.
특히 2011년 막걸리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어려움이 증폭됐다. 적합업종 지정 전 5000억원대였던 국내 막걸리 시장은 시장경쟁이 제한되면서 3000억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동반위는 2015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했지만 시장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막걸리업계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거나 포장을 리뉴얼하는 등 체질 개선에 공을 들이면서 ‘아재 술’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콕족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혼술·홈술’ 시장이 대폭 커지면서 관련 포트폴리오 확장에 두 팔을 걷어 붙인 것이다.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눈높이 맞춤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순당은 최근 칠성사이다와 콜라보 제품인 신제품 ‘국순당 칠성막사’를 출시했다. SPC그룹 역시 지난해 쉐이크쉑 한국 진출 5주년을 기념해 지평주조와 함께 한정으로 내놓은 ‘막걸리 쉐이크’를 여름 한정으로 재출시 했다.
동시에, 생막걸리에 특정 연도와 지역에서 생산한 빈티지 개념을 결합한 이른바 ‘내추럴 막걸리’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취향에 따라 제조사와 생산지, 제조일자별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전통주 업체들이 이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국내산 쌀·누룩·물만으로 빚은 ‘느린마을막걸리’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내세웠고, 팔팔양조장의‘팔팔막걸리’는 특등급의 ‘김포금쌀’만을 사용해 인공감미료 없이도 곡주의 달큰한 맛과 향, 산미의 밸런스가 느껴지도록 만든 제품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장수, 국순당, 지평 등 주요 업체들의 매출이 직전년도 매출 대비 상승했다”면서 “다만 막걸리 업체만 800여개인데 인지도가 있는 업체와 없는 매체의 차이는 컸다. 코로나 안정기가 가을까지 유지되게 되면 시장 전반적으로 호전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업계는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색다른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고자 막걸리 컬래보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지난해 '막걸리 빚기'가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만큼 프리미엄급 막걸리 출시에도 함께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