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서도 '부적절' 지적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최근 불거진 '국정원 X파일' 논란에 대해 "지금 몰매를 맞고 죽을 지경"이라며 향후 발언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이날 YTN 방송 인터뷰에서 "(국정원) 존안자료, X파일 얘기를 했다가 지금 몰매를 맞고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날 오전 TBS라디오에도 출연해 국정원 존안자료에 대한 질문에 "(국정원에서) 좀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오늘부터 말 안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전 원장은 지난 1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국가정보원이 정치인과 기업인, 언론인 등의 'X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고 발언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방송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을 언급하기도 해 논란은 더 확산됐다.
하태경 의원은 이에 즉각 반발해 "박 전 원장은 저와 나누지도 않은 대화를 날조해서 제가 그동안 쌓아왔던 국민과의 신뢰 관계에 치명적 흠집을 냈다"며 "공직을 통해 취득한 국가의 기밀을 언론의 관심끌기용으로 이용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박 전 원장이 제게 저지른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강경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박 전 원장은 연일 방송에 출연해 논란이 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전날에는 KBS라디오에 출연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곧 제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또 이날 TBS 방송에서는 "(김건희 여사가) 저렇게 다니다가 또 실수하면 큰 문제"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에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경고까지 하자 박 원장은 공개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X파일 이슈와 관련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박 전 원장의 발언을 두고 '전직 국정원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에서 "국정원장이라고 하는 자리가 3년 정도는 봐도 못 본 것처럼, 들어도 못 들었던 것처럼, 또 하실 말씀이 있어도 침묵의 시간을 가져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