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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금융자산 투자 90조 육박…시장불안 확산에 '촉각'


입력 2022.06.16 06:00 수정 2023.04.16 13:18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트레이딩 자산 1년새 8조↑

리스크 확대 우려 '긴장감'


국내 4대 은행 본점 전경.ⓒ데일리안

국내 4대 은행이 각종 금융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트레이딩 자산 규모가 1년 새 8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9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대출 이자 마진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와중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산되면서 은행권의 투자 리스크 관리를 둘러싼 우려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트레이딩 목적 자산은 총 86조46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0% 늘었다. 액수로 따지면 8조5672억원 증가했다.


이는 은행이 수익 창출을 위해 금융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이 그 만큼 확대됐다는 의미다. 은행 내 트레이딩 부서는 채권이나 주식, 파생상품 등의 시장 가격을 예측하고 이를 거래해 이익을 낸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신한은행의 트레이딩 자산이 25조577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0.7% 증가하며 최대를 유지했다.


국민은행 역시 22조3364억원, 하나은행은 21조663억원으로 각각 9.3%와 9.6%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트레이딩 자산도 17조4889억원으로 36.2% 늘었다.


4대 은행 트레이딩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권이 이처럼 트레이딩 부문을 키우고 있는 배경에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금리 인상 덕에 핵심 이익인 이자 마진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대부분 국내 시장에 의존하는 대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다. 은행권이 새로운 퀀텀점프를 위한 발판으로 비이자이익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최근 들어 투자 시장의 환경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강화와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연착륙 과정에서의 혼란 등 금융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현실을 우려하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4일 열린 유관기관 합동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불안에 대비한 시장 안정화 조치가 적시에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조치들을 사전에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같은 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 등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금리 추이는 앞으로 투자 리스크를 둘러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은 통상 주식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여겨진다. 저금리 시기 동안 이자 수익을 둘러싼 낮아진 기대감에 증시로 흘러들어온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트레이딩 확대는 장기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지금과 같이 금리 리스크 등이 커져 있는 상황에서는 보다 안전 자산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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