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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스텝’ 공포 확산…카드업계 유동성 ‘비상등’


입력 2022.06.19 06:00 수정 2022.06.17 17:25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여전채 3년물 금리 10년 만에 4%↑

조달비용 악화…카드론 금리 인상 불가피

ⓒ연합뉴스

신용카드사의 자금 조달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의 금리가 10년 만에 4%를 돌파하면서 카드사들의 유동성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금리 인상기에도 대출 유치를 위해 카드론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영향으로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여전채(AA+) 3년물 금리가 10년 만에 4%를 돌파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여전채 금리는 오름세를 지속하며 13일 4.263%를 다음날 4.288%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9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처음 2%대를 넘었고, 올해 3월에는 3%대를 웃돌며 201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 결과 13일 기준 여전채와 국고채 3년물 스프레드(금리차)는 0.749%p로 지난해(0.32%p) 보다 2배 넘게 뛰었다.


금융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여전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물가를 잡기 위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데 이어 각국 중앙은행들도 긴축 모드에 들어가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은행처럼 수신기능이 없어 대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해야 하는데 국고채와 여전채의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상승분에 대한 부담을 더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조달비용 절감을 위해 장기 기업어음(CP)에 눈을 돌리며 자금조달 창구를 확대해 왔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라고 토로한다. 실제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3월까지 발행한 1년 이상 장기 CP는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만기 1년 이내 CP,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38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동기대비 62% 상승한 수치다.


다만 카드사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조달비용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고객 유치를 위해 출혈경쟁을 불사해 오며 평균 13%대를 유지했던 카드론 금리는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조정금리(우대금리+특별할인금리)를 높여 그동안 대출 금리 인상을 막아왔던 터였다.


지난달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조정금리는 1.87%로 전월(1.71%) 보다 0.16% 상승했다. 조정금리 인상은 카드사들이 투자하는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높인다.


카드사들의 유동성 악화에 금융당국도 ‘비상자금조달’ 카드를 꺼내들었다. 비상자금조달 계획은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여전채 발행이 어려울 때 내놓은 대책이다. 자금조달 수단(여전채 발행 등) 활용이 어려울 경우 현금 유출이 많은 영업을 축소하는 등 비상 대책을 수립·운영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론에 시장금리 인상분 반영이 크지 않았지만, 연준의 빅스텝에 이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금리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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