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C들, 2분기 실적 개선세 지속
2분기 영업손실폭 일제히 줄일 전망
코로나 위기 깊었던 탓…"유가·환율보다 수요 회복이 관건"
국내 항공사들이 고유가·고환율·고금리의 '3중고'에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수요 부진의 늪이 워낙 깊었던 탓에 고유가·고환율 등의 영향이 제한된 반면, 여객 수요는 서서히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올해 2분기에 영업손실 폭을 더욱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CC들 중 지난 1분기에 최대 적자를 냈던 제주항공(영업손실 789억원)의 경우 2분기에는 영업손실을 381억원까지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분기에 464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진에어의 2분기 컨센서스는 255억원 손실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1분기 영업손실 390억원에서 2분기에는 254억원 손실로 손실폭을 줄일 것으로 전망됐다.
리오프닝 기대감에 들썩거리던 항공업계가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3중고를 만나자 업계 안팎 우려의 시선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리스로 항공기를 빌려 비행기를 띄우는 항공사들은 일반적으로 금리와 환율, 유가를 '3대 리스크'로 꼽는다. 금리와 환율, 유가가 오를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유가와 금리, 환율의 움직임이 회복세를 늦출 수 있지만, 리오프닝으로 인한 회복세를 뒷걸음질치게 만들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유가와 금리, 환율이 항공사들에게는 '상시 리스크'인 만큼, 어느정도 헷지가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유 가격이 적당할 때 미리 공급 계약을 해 놓는 식으로 위험을 낮춘다. 유가가 너무 비쌀 때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흐름을 지켜본다"며 "고유가와 고환율이 오래 지속되면 문제가 커지겠지만, 당장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지금보다 더한 고유가 시기도 겪어왔기에, 동요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특히 장거리 노선의 경우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띄우는 비행기 편수가 줄어 고유가·고환율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 이전에 한 달 평균 4000편의 국제선 비행기를 띄웠던 것이 6월 들어 겨우 200편 이상으로 회복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막 벗어나려는 시기에 유가와 금리, 환율이 한꺼번에 업계에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여 우려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아직은 환율이나 유가보다 여객 수요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오히려 국제선 여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고공행진하는 환율에도 불구하고 교민·유학생 등 필수 수요에 더해 코로나 기간 눌려 있던 관광 소비가 더해지면서 여객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선 여객 탑승률도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 1분기 39.8%였던 국제선 여객 탑승률은 지난 4월 60%대로 올라온 뒤 5월에는 80% 이상을 기록했다. 6월 탑승률은 90%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7월, 8월을 거쳐 연말이 될수록 국제선이 확 늘어날텐데, 관건은 고물가나 고환율이 여객 수요 회복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라며 "3분기 실적은 미지수지만, 나빠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분기에 화물 실적 호조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낸 대한항공의 경우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화물 부문이 견조하고 여객 실적도 회복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대한항공 1분기 영업이익은 7884억원,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54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