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무단방류' 판단 이틀 뒤 유감 표명

"숨긴 건 아니다…분석 시간 필요"

지난 2016년 북한의 황강댐 방류 이후 경기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의 방류량이 늘며 불어난 임진강이 물결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통일부는 30일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감을 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황강댐 수문 개방이 사실이라면 우리 측이 북측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아무런 사전 통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당국자는 "지난 주말부터 북한 지역 내 호우로 인해 최근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황강댐 수문 개방으로 인한 북한의 방류를 감안해 미리 군남댐 수위 조절 등을 통해 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승교 수위가 오늘 오전 1시 5m에서 오후 2시 3.24m로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황강댐 방류량을 급격하게 늘린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필승교 수위는 7.5m를 넘어설 때 '관심 수위' 대상이 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가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측 지역의 강우 및 방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측 수역 관리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재산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 유감 표명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통일부가 북한의 무단방류를 인지한 시점은 지난 28일 오후 4시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인지 시점부터 이틀이 지나서야 유감 표명을 한 것이다.

더욱이 국방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부처들이 공동으로 무단방류 여부를 판단하는 만큼, 통일부에 앞서 다른 기관들이 먼저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군 당국은 '며칠 전'부터 황강댐 방류가 이뤄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여타 기관들의 무단방류 인지 시점에 대해선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유감 표명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저희가 숨겼다거나 이런 건 아니다"며 "저희가 계속 추정해왔고 (유감) 입장을 발표하려면 어느 정도 명확한 판단이 서야 한다. 분석 시간이 걸렸다고 이해해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감) 입장을 발표할 수준으로 분석이 이뤄진 건 오늘"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