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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나영석·김태호 PD, 영리하게 빠져나온 ‘자기 복제’의 늪


입력 2022.07.04 14:01 수정 2022.07.04 10:0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뿅뿅 지구오락실’, ‘신서유기’와 같은 듯 다른 매력으로 호평

이효리 프로젝트로 ‘서울체크인’ 확장 성공한 김태호 PD

나영석 PD가 출연진 성별을 바꾸고, 연령을 대폭 낮춰 돌아왔다. ‘신서유기’ 시리즈의 여성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출연자들의 맹활약이 이러한 우려를 말끔하게 지웠다.


다소 무난한 콘셉트의 관찰 예능으로 새 출발을 시작했던 김태호 PD 역시도 이효리가 만난 사람들에 방점을 찍고, 그들과 함께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소화하며 한계 없는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 PD들의 꾸준한 변주와 시도가 시청자들에게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tvN, 티빙

지난달 24일 tvN 예능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락실’)이 첫 방송됐다. 첫 회 2.2%, 2회 2.5%라는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출연자들의 넘치는 텐션에 웃음이 터졌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지락실’은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뭉친 4명의 용사들을 콘셉트로, 해당 세계관 안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콘셉트가 공개되자 ‘신서유기’ 시리즈와의 지나친 유사성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신서유기’ 시리즈가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등 걸출한 스타 예능인들이 활약하며 큰 인기를 끈 프로그램인 만큼, 오리지널 콘텐츠와의 비교가 ‘지락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캐스팅이 ‘지락실’의 ‘신의 한 수’가 되면서 나 PD의 선택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더욱이 나 PD의 새로운 도전이 유연한 세계관 확장을 도왔다는 의미 있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간 ‘신서유기’ 시리즈의 출연진은 물론 배우 윤여정과 이서진, 최우식, 박서준 등 스타 캐스팅을 통해 화제성을 높이고, 나아가 그들의 숨겨진 반전 매력을 끄집어내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들을 선사했었다.


반면 ‘지락실’에서는 주로 유튜브 콘텐츠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이은지, 이영지와 예능에서는 활약이 미미했던 안유진, 미미 등을 과감하게 캐스팅했던 것.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MC 역할을 하는 캐릭터도 없는,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선택이었지만 의외의 조합이 빚어내는 케미가 프로그램에 신선함을 부여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나 PD 역시도 출연진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며 이들의 매력을 부각했고, ‘신서유기’와 같은 듯 다른 매력을 가진 새로운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주들을 통해 ‘1박 2일’과 ‘신서유기’ 시리즈를 거치며 최근 나오기 시작한 ‘식상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된 나 PD다.


마찬가지로 이미 ‘놀면 뭐하니?’ 등에서 활용한 이효리를 앞세워, 관찰 예능이라는 이미 포화상태의 포맷을 선택해 일부 시청자들의 실망감을 유발했던 김태호 PD도 회차가 거듭될수록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서울에서 이효리는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 이효리의 서울 스토리를 관찰 카메라로 포착한 이 콘텐츠에서 김 PD는 이효리의 일상보다는 이효리가 만나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며 기존의 관찰 예능들과 궤를 달리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프로그램 내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프로젝트까지 시도하면서 관찰 예능과 이효리의 새로운 면모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앞서 만나 대화를 나눴던 악뮤의 이찬혁과는 음원을 발매했으며, 이옥섭 감독-구교환 커플과는 숏필름을 촬영하며 새로운 장르에도 거침없이 도전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리얼리티가 생명인 관찰 예능의 장점을 활용, 실제 프로젝트로 이를 연결하며 프로그램의 한계 없는 확장성을 보여준 것이다.


긴 시간 꾸준히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시즌제, 또는 스핀오프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며 세계관 확장을 시도 중인 요즘이지만, 나 PD와 김 PD 모두 이 과정에서 ‘자기 복제’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변주를 시도하며 이 과제를 능숙하게 해결해낸 두 사람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전의식이 두 사람을 긴 시간 스타 PD로 머무르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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