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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1천명 보는 배달비 공시제 언제까지 [최승근의 되짚기]


입력 2022.07.11 07:02 수정 2022.07.10 18:5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대다수 국민들 제도 시행 모르고, 배달앱 대비 접근성도 떨어져

2월 함께 도입돼 실효성 논란 겪은 ‘외식비 공표제’는 이미 폐지

물가안정 등 현안에 집중할 때

서울 시내에서 배달 라이더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뉴시스

“배달비는 배달앱에서 확인할 수 있지 않나요? 정부에서 따로 발표한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25일 시작해 7월11일로 시행 137일을 맞은 배달비 공시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다.


코로나19로 배달 음식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치솟은 배달비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여전히 실효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배달비 정보는 한 달에 한 번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2월부터 6월까지 5달 동안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된 조회 수는 8일 오후 3시 기준 5547건에 불과하다. 한 달 평균 1109건으로 1000건을 살짝 넘는 수준이다.


특히 처음 공개했던 2월과 4월 두 달만 4000건에 달해 3,5,6월의 경우 한 달 평균 541건에 불과하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대다수 소비자들은 배달앱을 통해 배달비용을 확인한다.


배달비 공시제의 존재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은 데다 알고 있다고 해도 굳이 해당 기관 홈페이지를 찾아가 배달비를 확인하는 수고로움을 원치 않는다.


배달 플랫폼 간 배달비 인하 경쟁을 유도하자는 당초 취지도 무색해졌다.


지난 2월 배달비 공시제 도입 이후 배달비용은 오히려 상승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다 보니 시장의 논리대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최근 배달비 인상이 주춤한 것은 공시제 효과보다는 엔데믹 전환으로 외출이 늘면서 배달 음식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봐야 한다.


초기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예산만 낭비하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배달비 공시제와 함께 지난 2월 도입됐던 외식가격 공표제의 경우 계속된 실효성 논란을 이기지 못하고 3개월 만에 폐지 수순을 밟은 바 있다.


배달앱 등을 통해 이미 공개된 가격 정보를 굳이 한 데 모아 공개하는 것은 노력 대비 효과가 적다는 판단에서였다.


배달비 공시제와 마찬가지로 접근성이 떨어져 일반 소비자들의 이용률이 낮다는 점도 폐지를 결정하게 된 주요 배경이 됐다.


일각에서는 제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조사 내용과 게재 방식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배달앱을 통해 더 쉽고 간편하게 정보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예산과 노력을 들여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자원 낭비라는 목소리도 높다.


공익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예산이나 인력이 필요한 곳은 얼마든지 많다.


치솟은 밥상물가 때문에 외식업계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각종 식중독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조치가 공공의 편익을 위한 것이라면, 지금 가장 시급한 사안인 물가안정에 예산과 인력을 집중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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