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명 참석 의총 방불케한 김기현 모임
안철수 민·당·정 토론회는 35명 자리
조기 전당대회설 맞물려 정치권 촉각
'간장 아닌 김장?' 장제원 행보도 관심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20일 각각 자신이 주도하는 공부 모임 행사를 열어 정치권의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이 같은 날 각각 모임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은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로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혁신24 새로운미래'(새미래) 공부 모임을 열었다. 모임에는 국민의힘 의원의 절반이 넘는 56명이 모여 의원총회를 방불케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송언석 원내수석, 배현진 의원 등 지도부와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인사들도 얼굴을 보였다.
새미래 공부 모임은 지난달 22일, 지난 13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이명박 정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던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한국경제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지난 모임에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가 강연을 했었다.
오전 9시에는 안 의원이 바로 옆인 제1세미나실에서 2차 민·당·정 토론회를 개최했다. 안 의원은 현 정부 관계자, 인수위 출신, 민간 전문가들로 패널을 구성해 매주 한 차례씩 총 5회의 토론회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날은 유웅환 전 인수위 경제2분과 위원이 '과학기술 패권시대 경쟁 전략'을 발제했다.
토론회에는 안 의원이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정점식 의원을 비롯해 조수진 최고위원, 하태경·최재형 의원 등 현역의원 35명이 참석했다. 김 의원 행사에 얼굴을 비췄던 의원들도 다수 보였다. 다만 오전 9시 30분 국민의힘 의원총회 및 본회의가 열리면서 대부분의 의원들은 의전 행사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조기 전당대회설이 부상하며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두 사람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이준석 대표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새 지도부 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통령실 지인 채용 관련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의 해명이 되려 논란을 더 키우면서 리더십 교체 요구가 분출되는 상황이다.
토론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 의원은 "지지율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국정 동력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면서 "당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안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 질문에 "당내 사정에 대해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그 문제에 대해 내일(21일) 저의 입장을 밝힐까 한다"고 입장표명을 예고하기도 했다. 합당 이후 세력을 규합할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일단 권 대행 체제에 힘을 실어주며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친윤 핵심으로 통하는 장제원 의원은 이날 두 사람의 토론회에 모두 불참했다. 안 의원을 물밑 지원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최근에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설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그런 조어를 만들어 내고 지금 전당대회가 있지도 않은데 (확대 해석이) 너무 심하다"며 "(조기전당대회는)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