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찰 회의 무기한 연기…"우리 희망 갈라치기 행안부 장관에게 빌미만 줘"

류근창 경감 "행사 알려지고 참석자 공개되면 희생만 발생할 것…철회 아닌 연기"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강행으로 경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인근에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사진은 경찰국 신설 반대 근조화환과 경찰청 청사를 다중노출로 촬영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취지로 일선 경찰들이 30일 열기로 했던 '14만 경찰 전체 회의'가 무기한 연기됐다.

회의를 제안했던 류근창 경감은 28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 "30여 명 동료가 모이는 작은 행사를 추진했지만 30일 행사는 잠시 '연기'하겠다. '철회'가 아닌 '연기'"라고 밝혔다.

류 경감은 "행사가 알려지고 참석자가 공개되면 '희생'만 발생할 것이라 걱정된다"며 "우리들의 희망을 '갈라치기' 등으로 악용하는 행안부 장관에게 또 다른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경찰학교, 경찰인재개발원, 경찰대학 출신 경찰관, 행정공무원노조, 주무관 노조 모두 한마음으로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고 있으며, 시행령으로 경찰국을 설치해도 우리는 독립과 중립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이 제안했던 경위·경감급 현장팀장회의는 '14만 경찰 전체회의'로 규모가 확대됐다. 이후 지난 27일 김 경감이 이 회의를 자진 철회했고, 류 경감이 소규모 회의라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찰청은 사흘간 전국 시도경찰청을 통해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일선 경찰관의 의견 수렴을 시작했다. 27일 세종을 시작으로 오는 29일에는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경기남부, 강원, 충북, 경남, 제주에서 의견수렴 절차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