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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저’ 엔화, 반년 새 1조↑...“50원 단위로 분할 매수"


입력 2022.08.04 12:00 수정 2022.08.04 13:22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7월말 5대 은행 엔화예금 6084억엔까지 늘어

환테크 상품 눈길...반등 시점 고려

지난 6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엔화를 펼쳐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24년만에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엔테크(엔화+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로 주식·부동산·가상화페 등 국내 자산시장이 주춤하자 대체 투자처로 엔화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올해에만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에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으며 금융권에서는 발빠르게 외화 관련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저점을 찍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만큼 이를 고려해 환테크에 나설 것을 당부하고 있다.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 추이.ⓒ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엔화예금 6000억엔 돌파…지속 증가세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지난달 말 엔화 예금 잔액은 6084억엔으로 전월 보다 102억엔 증가했다.


역대급 엔저 현상에 5대 은행의 엔화예금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4967억엔을 기록한 뒤 올해 5월 5536억엔, 6월 5982억엔으로 집계됐다. 반년 만에 1015억엔이 늘어난 것으로 1조원이 넘는 돈이 모여든 것이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5엔 안팎을 기록하며 엔화 매수 심리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장중 한 때 137.28엔까지 치솟으며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엔화가치가 24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인데 이후 엔화는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56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33.84엔을 기록 중이다.


이에 은행권은 환테크 상품들을 재정비해 내놓았다. KB국민은행은 9월 말까지 ‘굴리고 불리고 외화정기예금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상품은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고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입금액은 계좌당 최대 10만 달러다. 더불어 이벤트 기간 중 ‘KB수출입기업우대 외화통장’을 최초 개설 후 외화정기예금 가입 시 90% 환율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NH올원뱅크’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기념해 4개 통화(달러·유로·엔·위안)로 가입할 수 있고 최대 70% 환율 우대를 해주는 외화예금 이벤트를 지난달 말까지 진행한 바 있다.



배정순 신한은행 PWM 방배센터 팀장(왼쪽)과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 ⓒ각 사
바닥 찍은 엔화…지금 사도 될까?

엔화 열풍이 거세지만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거세지며 엔화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달러에 이은 안전자산으로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엔화 가치가 지속 하락한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렸지만 일본은 경기침체를 우려해 홀로 양적 완화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기침체 징후가 커지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엔화는 미국채 금리와 통화정책에 큰 밀접한 영향을 받는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 엔화가치가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배정순 신한은행 PWM 방배센터 PB팀장은 “엔화 하락세는 종지부를 찍은것으로 보이고, 지난 6월 9일 매매기준율 934원(6년만의 최저점) 수준의 수치를 다시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엔화를 매수하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진단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엔화 매매기준율 바운더리가 950원에서 1150원 사이임을 고려하면 현재 저렴한 수준”이라며 “엔화를 산다면 50원 단위로 살펴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기존 투자자들이 엔화를 매도한다면 좀 더 기다리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현시점에서 엔테크로 큰 수익을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성진 부센터장은 “지금은 금리인상 막바지 단계라 엔화 대신 채권 등 장기물에 투자할 시점”이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꺾이면서 채권이 상승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공격적 성향이라면 미국채든 국채든 10년물, 보수적이라면 3개월~6개월 단기물 채권이 좋겠다”며 “전자단기사채(ABSTB), 신종자본증권, ELS나 ELF, 인덱스S&P 분할 매수 등도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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