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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지에 오른 정훈 ‘빠던’, 메이저리그였다면?


입력 2022.08.11 08:27 수정 2022.08.11 08:27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키움과의 원정경기서 9회 투런 홈런 후 '빠던'

스윙 후 자연스러운 연결 동작이라는 의견도 있어

'빠던'을 예술로 승화시킨 정훈. ⓒ 뉴시스 '빠던'을 예술로 승화시킨 정훈. ⓒ 뉴시스

이쯤 되면 ‘빠던(빠따 던지기)’을 하기 위해 홈런을 치는 것일 수도 있다.


롯데 정훈이 역사에 남을 화끈한 ‘빠던’으로 야구팬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정훈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경기서 9회 양현으로부터 2점 홈런을 뽑아냈다.


그런데 홈런을 만들고 난 뒤의 행동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두른 정훈은 몸이 쓰러질 것 같은 가운데서도 ‘빠던’을 잊지 않았고 그렇게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 연출됐다.


‘빠던’의 정식 명칭은 배트 플립(Bat Flip)이다. 단어 뜻 그대로 해석하면 말 그대로 ‘방망이 던지기’로 빠던과 일맥상통한다.


‘빠던’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화끈한 세리머니라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반면, 당하는 입장, 즉 상대팀 선수나 팬들 입장에서는 굴욕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빠던’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 결여됐다는 비매너 논란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빠던’을 하나의 세리머니 또는 리그의 문화로 존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에서는 ‘빠던’ 금지가 암묵적 룰로 자리 잡고 있다.


만약 홈런을 친 뒤 ‘빠던’을 선보인다면 상대 입장에서 곧바로 항의하거나 빈볼 등의 응징을 가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빠던’의 주인공 호세 바티스타. ⓒ AP=뉴시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빠던’의 주인공 호세 바티스타. ⓒ AP=뉴시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빠던’인 2015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의 호세 바티스타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토론토 소속이었던 바티스타는 텍사스전에서 역전 3점 홈런을 날린 뒤 패기 있게 방망이를 집어던졌다. 그리고 텍사스는 이를 잊지 않았고 이듬해 정규 시즌서 루그네드 오도어가 바티스타 안면에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빠던’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고 KBO리그를 중계했을 당시, ‘한국산 빠던’에 큰 충격을 받았고 빅리그에서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변화의 바람은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데 상대를 크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빠던’을 선보이는 추세다. 대표적인 선수는 역시나 김하성의 팀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한편, ‘빠던’이 보여주기 연출이 아닌 스윙의 자연스러운 연결동작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역 시절 ‘빠던’으로 유명했던 양준혁 해설위원은 “배트 플립을 만든 것이 나라고 할 수 있는데 한 번도 멋을 내기 위해 배트를 던진 적이 없다”라며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힘을 더 싣기 위한 타격 동작 중 일부다. 투수들은 타자가 멋을 내기 위해 배트를 던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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