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후보 시절 투지 회복이 인사 쇄신보다 먼저
여론조사엔 오만 금물이지만 기죽지도 말아야
야당과 반윤(反尹) 국민들 요구는 들어주면 한없어
‘민생보다 인사가 더 중요’ 민심 이제 알았을 것
야당과 진보좌파 반윤(反尹) 국민들은 윤석열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 (사족 - 정권교체나 윤석열 당선보다는 자기 인기와 권력만 추구한 ‘지독한 이기주의자’ 이준석도 윤석열의 실패를 바란다.)
막말로, 그가 망하기를 바란다고 해야 더 정확하다. 그러므로 윤석열이 나라를 정상화시키면서 국민들 삶이 더 나아지는, 최소한 ‘그래도 보수 정권이 진보 정권보다는 낫다’는 말을 듣는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반대 진영 사람들의 생각과 요구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들이 진정으로 대통령을 위해 말하는 건 거의 없다.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수치가 어떻게 나오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오만하게 비쳐서는 지지율이 더 떨어질 테지만, 급전직하 퍼센티지(%)에 너무 기가 죽어서도 할 일을 못 하게 된다.
윤석열은 이달 초 1주일 휴가를 마치고 나온 출근길에서 이렇게 말했다.
새 대통령 취임 후 여론조사들은 과거 정부 때보다 횟수가 너무 잦고(어떤 조사에 의하면 문재인 초기 4회, 윤석열 초기 65회), 그 기관도 친(親) 민주당 계열이 월등히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사 방식에도 의문이 많다.
나이를 60대나 70대 이상으로 답하거나 지지 정당을 국민의힘이라고 하면 ‘선생님은 해당되지 않습니다’라는 녹음과 함께 전화가 끊겨 버린다는 괴담 같은 ‘고발’이 SNS에는 많이 올라온다. 무엇보다, 윤석열 여론조사 전화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보수우파 성향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취임 3개월 만에 그의 공과(功過)를 평가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란 말인가? 이것은 다분히 낮은 지지율을 유도하기 위한 모종의 세력과 의도가 개입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중립적인 조사 기관으로 평가되는 갤럽의 결과도 별 차이가 없는 건 뭐라고 말할 것이냐고? 이것은 일종의 부화뇌동(附和雷同)이고 추종심리(追從心理)이며 전염(傳染)이다. 다른 조사들 결과에 절대적으로 영향 받는 것이다.
옆 사람들이 자꾸 욕을 하는데 자기만 잘한다고 하기가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동조해야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실제로 마음에 안 들고 분통 터지는 일이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없지는 않다.
일반 국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국가 정상화나 국격 회복 같은 이벤트, 조치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 한다. 그저 음주 운전자 장관 임명, 여당 내 권력 다툼 같은, ‘공영방송’ 등 반(反) 윤석열 언론 매체들과 야당이 일방적으로 프레임을 걸어 비난하고 공격하는 말초적 내용에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그래서 윤석열의 잘못으로 인사와 집권당 문제라는 지적들을 많이 하는 것이다. 인사는 정말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검사들 중용이야 저쪽의 ‘검찰공화국’ 프레임에 의한, 몇 명 되지도 않고 잘 아는 사람을 써야 하는 종류 가지고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인사라 치더라도 능력은 없고 도덕성에 흠결만 잔뜩 있는 자들을 ‘전문성’으로 우겨 임명을 강행한 것은 매우 뼈아픈 일이다.
만취 운전 경력에 졸속 정책 사고로 임명 35일 만에 사퇴한 교육부 장관 박순애를 사실상 경질시키면서 윤석열은 생각도 깨달음도 많았을 것이다. ‘민생보다 인사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 듯 한 민심이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 국민 정서에 크게 반하는 이력이 있는 사람은 검증 과정에서 무조건 배제한다.
- 교수 출신 등 장관으로서 눈에 띄는 활약을 결국 못하고 재임 기간 중 공부만 하다 그만두거나 관료들에 휘둘리다 말 사람은 애초에 시키지 않는다.
- 정치인이 차라리 나은 점이 많다. 검증 과정을 계속 거쳐 와 청문회 통과가 쉽고 사고나 추진력, 대 야당 및 언론 대응 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 관료 출신, 특히 지난 정권에서 이미 한 자리 하면서 별다른 성과, 화제가 된 적이 없는‘무난한 보신주의자’들은 역시 별로다.
- 한동훈, 이상민, 원희룡 같은 이력이 깨끗하고 소신과 실력이 믿음직한 인재들이 야당 공격은 받더라도 자기 몫을 하면서 대통령에게도 큰 힘이 된다.
야당은 다음 장관들 후보도 낙마시키길 원하지 잘한 인사라고 칭찬하지 않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그들의 요구는 들어주면 한이 없다. 소신껏, 꿋꿋하게 밀고 나가되 위 원칙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대통령실과 내각을 벌써 손대기 어렵다면 이번 기회에 군기를 확실하게 잡아 투사 스타일로 무장시켜야 한다. 극단적인 정치 양극화 시대에 장관과 참모들은 ‘민주화 투사’가 되지 않으면 자기도 죽고 정권도 죽는다.
그러나 부하들이 바뀌기 위해서는 대장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 윤석열의 투지가 되살아나는 게 중요하다. 그게 그의 초심이다.
후보 시절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며 거침없이 내놓은 그의 입장, 철학이 대통령으로서 언제 구체화될지 기다리는 지지자들이 절대 다수다. 그게 사실상 그들의 정권교체 이유다. 죄가 있다면, 죄를 지은 사람은 수사를 받아야 하고 벌을 받아야만 한다. 이게 윤석열표 공정이고 법치 아닌가?
법무부 장관 한동훈과 행안부 장관 이상민이 전광석화처럼 검찰과 경찰 수사의 기초 작업은 일단 마쳐 놨다. 수사를 하되 그 과정과 내용을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낱낱이 국민들에게 보고함으로써 사정(司正)의 정당성을 확보하면 된다. 그러면 지지율이 적어도 보수우파 내에서는 확고부동하게 회복될 것이다.
윤석열의 초심, 밀어붙이는 소신과 뚝심이 취임 100일 후부터 되살아나느냐 여전히 지지부진하느냐에 그의 국정 동력이 달려 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