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보험대리점 vs 핀테크' 플랫폼 밥그릇 싸움 '격화'


입력 2022.08.24 06:00 수정 2022.08.23 16:06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온라인서 상품 비교·추천 가능해져

양측 모두 생존 문제…대립 불가피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업계, 보험영업인노조연대 관계자들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금융당국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조건부 허용하기로 하면서, 설계사들을 중심으로 한 보험대리점업계와 핀테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번 결정이 양측 모두에게 생존이 달린 밥그릇 문제인 만큼, 당분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날 오후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마이데이터사업자와 전자금융업자의 보험 상품 비교·추천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시범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기존 규제로 실현되기 어려울 경우 한시적으로 이를 완화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다.


금융위는 지난해 9월 금융소비자보호법 해석을 통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중개' 행위로 규정하고 보험중개업 등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제한했다. 사실상 라이선스가 없는 핀테크사의 보험비교추천 서비스를 금지했는데, 이를 부분적으로 풀어준 것이다.


이로써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사 등은 대면과 텔레마케팅,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되는 보험 상품을 고객 맞춤형으로 비교·추천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소비자 보호를 위해 종신·변액·외화보험 등 복잡하거나 고액계약 등 불완전판매가 우려되는 상품은 취급할 수 없다.


보험대리점업계가 이에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법인보험대리점·설계사들로 구성된 한국보험대리점협회 소속 200여명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온라인플랫폼 보험대리점 진출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대리점 진입 허용을 결사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혁신금융을 표방한 거대자본의 수익사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 ▲차별성 없는 혁신으로 기존 모집채널과의 갈등 야기 ▲45만 대리점·설계사의 생존 위협과 고용감소 유발 ▲우월적 지위를 통한 독과점 염려와 골목상권 침해, 불공정경쟁 우려 등을 빅테크의 보험대리점업 진출 반대 이유로 꼽았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보험을 가입하면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기존 보험사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통해 가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해 소비자 편익이 저해된다"며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45만명의 영세한 보험설계사의 소득을 감소시키는 등 골목상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보험대리점업계·설계사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적극적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회나 해당 빅테크 사 앞에 찾아가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등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업계, 보험영업인노조연대는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반면 핀테크 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가 절실했다는 입장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는 몰라도 중소기업은 금소법 시행으로 핵심 서비스가 중단돼 수익이 끊겨 어려운 상황"이라며 "혁신금융서비스만 기다리며 버텨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생·손해보험업계, 보험대리점업계, 핀테크업계 모두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라 금융소비자의 편익 증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은 빅데이터 분석기술 등을 활용하여 비교·추천만 할 수 있으며, 기존 모집채널은 설계사의 전문적인 설명 등을 통한 상품 판매 역할을 지속 수행할 수 있다"며 "플랫폼 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제한하고 업무범위를 제한하는 등 보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효숙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