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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피플라운지]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모든 사람이 '소유'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입력 2022.09.05 07:03 수정 2022.09.04 21:08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 운영

최소 5천원부터 투자 가능, 임대수익 따른 월배당 지급

젠트리 해소 및 개인 투자수익 증대 '선순환구조' 구축 목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사진)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고 있다.ⓒ루센트블록

"단순히 투자해서 몇 %의 수익을 남기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소유함으로 인해 파생되는 것들이 더 많아요. 좋아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소비하는 행위로 인해 미미하지만 내가 투자한 데 대한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조각투자의 매력이죠. 모든 이에게 소유의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사진)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고 있다. 루센트블록은 정부 출연 기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기술 창업 프로그램 지원으로 2018년 설립된 테크핀(TechFin) 기업이다.


핀테크가 기존 금융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이루는 것이라면 테크핀은 ICT기업들이 주도해 AI·빅데이터 등 기술과 금융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디지털 금융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투자 등에 관심을 두던 허 대표는 소위 '핫플레이스' 상권으로 떠오른 성수동에서 오랜 기간 장사한 임차인들이 임대료 상승으로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보고 지금의 소유를 만들었다.


그는 "부동산시장에서 건물주는 늘 큰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실제 그 건물에 입주해 열심히 장사하면서 건물과 인근 상권의 가치를 올린 임차인은 임대료가 올라 쫓겨난다"며 "매출의 일부, 혹은 가진 종잣돈 일부를 내가 임차한 건물에 지분 투자할 수 있다면 향후 가게 문을 닫더라도 건물 가치가 오른 만큼에 대해선 최소한 손해를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루센트블록의 핵심 서비스인 소유는 부동산 증권 거래소다. 그간 고액 자산가의 투자상품으로 인식되던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을 증권화해 여러 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소유는 MZ세대를 겨냥한 개성 있는 건물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일반투자자의 경우 최소 5000원부터 2000만원까지, 적격투자자는 최대 4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소유 2호 공모 건물 이태원 새비지가든 전경.ⓒ루센트블록

일반투자자의 경우 최소 5000원부터 2000만원까지, 적격투자자는 최대 4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소액 건물주가 된 투자자들은 다달이 임대수익을 받는다. 임대수익은 매출에 연동해 월배당으로 지급된다.


허 대표는 "어떤 부동산의 주인이 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월배당 형식을 취하고 있다"며 "배당금은 매출에 영향을 받는데, 가령 햄버거 가게가 장사가 잘돼 매출이 오르면 다음 달은 배당금이 늘어난다. 고정된 금액이 아니라 내가 소비하는 것에 따라 내가 투자한 데 가치변화를 줄 수 있다는 데 고객들이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유는 최근 1호 공모 건물 '다운타우너 안국'에 대한 첫 임대수익을 지급했다. 다운타우너 안국 투자자들은 해당 매장에서 상시 1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임차인은 이런 혜택을 제공해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고, 이는 또 투자자의 배당수익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단 목표다.


이어 공모를 진행한 2호 '이태원 새비지가든' 역시 청약 흥행해 지난 1일 상장했다. 아직 시장 초기 단계임에도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직접 발로 뛴 성과란 설명이다.


그는 "부동산이라는 실체가 있고, 그 공간과 분위기, 브랜드를 어느 정도 알고, 애정을 갖고 즐기는 사람들이 곧 투자자라고 생각했다"며 "(다운타우너 안국 공모 당시) 줄 서 있는 사람들에게 햄버거만 드시지 마시고 그 돈으로 투자도 해보시죠, 라며 소유를 소개했다"고 했다.


고객 보호 및 금융소비자 보호에 특히 집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허 대표는 소유 설립 후 3년7개월여 만에 시장에 공개했다. 각종 금융규제 문턱을 넘는 데만 2년6개월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허 대표는 "루센트블록은 금융위원회를 통해 법적 절차를 밟아 혁신금융서비스 승인을 받은 회사다. 지금은 금융위 규제 샌드박스나 다른 제도권을 통해서 이 같은 승인을 받기가 힘들어졌다"며 "애초에 개발자들로 이뤄진 조직인 데다 결국 돈이 돌고 도는 서비스다 보니 해킹이나 거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 등 보안 이슈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금융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유능한 개발 인재 영입이 필수로 꼽힌다. 허 대표는 통상 유망 IT기업들이 판교 등지에 자리한 것과 달리 대전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하고 싶은 걸 하되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보자 생각하다 대전에 자리를 잡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신의 한 수"라며 "카이스트, 충남대, 한밭대 등 대학교와 마이스터고 등 좋은 학교가 많아 출중한 인재들을 영입하기가 훨씬 더 수월해졌다. 대전과 서울을 1년에 270번씩 오가지만 본사는 대전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소유를 통해 향후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단기간 상승 흐름에 따라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보다 우선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데 집중한단 전략이다.


그는 "소유라는 개념이 부동산일 필요는 없고, 그 외 다른 것이 될 수도 있고, 또 국내가 아닌 해외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더하기 빼기를 할 줄 알아야 곱하기 나누기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아직 완벽하지 않은데 다른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소유를 통한 좋은 사례를 많이 만들기 위해선 묵묵히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고 본다. 신뢰를 쌓는데 시간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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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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