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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대 앞둔 환율, 외인 증시 이탈 현실화 우려


입력 2022.09.09 06:00 수정 2022.09.09 05:02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연일 연고점 경신으로 환차손 우려 커져

7·8월 순매수에서 이달 들어 순매도 전환

美 고강도 긴축에 달러 강세 장기화 전망 작용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만에 1380원을 돌파한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과 함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1400원대를 내다보면서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세) 속에서 가까스로 국내 증시에 복귀했던 외국인들이 다시 떠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환율 급등세에도 순매수세를 이어왔지만 늘어나는 환차손 우려와 함께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달러 강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매력을 상쇄시키는 분위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6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1조580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1조4929억원어치를, 코스닥에서는 87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코스피시장에서는 매일 순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한 것은 지수가 2400선에서 2300선으로 우하향하던 지난 6월17일~24일(6거래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8월말에도 매수세를 지속해 왔던 터라 이같은 방향 전환은 다소 갑작스럽기까지 하다. 외국인은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8거래일동안 국내 증시에서 1조469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에서 1조2049억원, 코스닥에서 2647억원을 순매수했다.


월간으로 봐도 9월의 흐름은 앞선 두 달과는 확실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외국인 투자자는 베어마켓랠리가 시작된 7월과 이를 지속한 8월에 각각 1조8108억원, 3조98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중 코스피지수는 5.98%(2332.64→2472.05), 코스닥지수는 8.26%(745.44→807.04) 상승해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상승에 든든한 기반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매도세 전환의 배경에는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환율이 자리하고 있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3.4원 내린 1380.8원에 마감했지만 전날인 7일에는 장중 1387원을 돌파하며 139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1일(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달러 이미지.ⓒ연합뉴스

종국에는 국내 주식을 매도해 원화를 달러로 환산해야 하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화 강세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주식을 팔때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동안 국내 증시가 다른 글로벌 증시에 비해 가격이 낮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환율 급등에도 매수세를 이어갈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증가하는 환차손 때문에 이제는 매도로 포지션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연일 긴축 강화 발언에 달러 강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카토 연구소 주최 통화 정책 컨퍼런스에서 “우리가 하는 일을 단도직입적으로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나와 우리의 생각”이라며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를 지속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또 “연준은 물가를 안정시킬 책임이 있으며 우리는 이를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최된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회의)에서 밝혔던 큰 폭의 금리인상을 포함한 매파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러한 연준의 강력한 긴축 기조로 오는 20~21일 양일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또 다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는 결국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의 강세를 부추겨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대외 강 달러 압력에 따른 전반적 약세 속 수출 경기 둔화 우려로 동아시아 통화 약세 두드러지고 있다”며 “미국의 경기 우위 및 연준의 긴축 경계가 지속되면서 강 달러 흐름 이어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AP/연합뉴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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