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고충 이해…직접 만날 것"
"대우조선해양 매각 신속 추진"
반도체 산업 30조 지원책 공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14일 본점 부산 이전 사안과 관련해 "아무리 제가 회장이라도 국가 최고 책임자들이 정한 것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원들이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고 저 같아도 그런 고민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전 사안은) 대통령이 지난달 제7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공개적으로 하신 말씀이고 국무총리와 부총리가 확약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정부가 결정한 공공기관 이전을 우리가 거부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며 "우리 직원들이 좀 더 냉정하게 상황을 봐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제가 부산을 왜 가야하는지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 못했다는 반성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일 밤잠을 못 이루면서 좋은 대안이 없는지 생각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논리적, 정서적 이해를 넓히기 위해 많은 시간을 가지고 솔직한 진정성으로 다가가 한 분 한 분 만나겠다"고 호소했다.
강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 중심지가 수도권으로 모아진 반면 부산·울산·경남은 뒤처진 상태"라며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려면 부·울·경도 4차산업혁명의 전초기지가 돼야 하는데, 산은의 새 역할이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강 회장은 구체적 이전 계획과 관련해서는 "500명 선발대 등 얘기가 많지만 아무것도 결정되거나 검토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엇다.
산은이 주도 중인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서는 "대략적인 컨설팅 결과가 나왔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연구개발 투자, 경영효율화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만 근본적으로 산은이 대주주로 있는 시스템은 연구개발 투자 등이 어려워 효용성과 효율성이 다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할 매각 등 사전적 조건을 달지 않고 어떤 접근 방식이든 간에 빠른 매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합병문제에 대해서는 "5개국 승인이 나지 않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미국의 판단은 올해 안으로 나올 것 같다"며 "미국 판단에 유럽도 준할 것으로 예상하며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외교부, 산업부 등 정부부처와 협조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 회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위기 상황으로 진단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강 회장은 "산은이 민간금융과 손잡고 대규모 투자자금 유치 등 촘촘하게 지원하겠다"며 "프로젝트 제1호로 반도체 산업에 향후 5년간 3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지원 프로젝트는 ▲팹리스·파운드리 10조원 ▲소재·부품·장비 10조원 ▲메모리 반도체 10조원 지원 내용이 담겼다.
강 회장은 "산은의 궁극적 목표는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여 초저성장 늪을 탈출하게 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국내총생산 성장률의 1%p를 책임지는 산은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