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양사 모두 KPCA Show 2022 출격
FC-BGA 선발대 삼성전기 "20층 이상 구현"
올해 뛰어든 이노텍 "휨현상 최소화"로 차별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차세대 먹거리를 두고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국내 투톱 부품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21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국제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KPCA Show 2022)'에 참가해 기판소재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공개했다. KPCA Show 2022는 국내외 기판, 소재, 설비 업체 등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 기판 전시회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주력하는 제품은 바로 차세대 기판으로 불리는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다.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플립칩(Flip Chip) 방식으로 연결하는 FC-BGA는 전기 및 열적 특성을 향상시킨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다. 전기 신호 교환이 많은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주로 사용되는 고사양 제품이다.
이는 AI, 전장, 5G 등을 중심으로 활용돼 향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향후 모든 시스템을 통합하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술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서버용 FC-BGA에 주력 중이다.
서버용 FC-BGA는 고속 신호처리 대응을 위해 제품 크기(면적)가 대략 가로 세로 75mm x 75mm로 일반 FCBGA의 4배에 달한다. 내부 층수는 일반 제품의 두 배인 20층 이상을 구현한 최고난도 제품으로, 올해 말 부터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 역시 올해 초부터 FC-BGA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이노텍은 AI,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DX(디지털전환)기술을 FC-BGA 개발공정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제품 성능에 치명적인 '휨현상(제조과정에서 열과 압력 등으로 인해 기판이 휘는 현상)'을 최소화했다.
LG이노텍은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사업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수익성이 높고 향후 전망이 밝은 반도체 기판 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그 중 FC-BGA는 2026년 이후까지 수급 부족이 예측되고 있는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LG 이노텍은 이미 통신용·디스플레이용 제품군에서는 글로벌 선두를 달리는 반도체 기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FC-BGA와 제조 공정이 유사한 통신용 반도체 기판인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사용되는 FC-CSP 기판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같은 역량을 활용해FC-BGA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연내 대규모 투자도 예정돼있다. 앞서 2월 이노텍은 FC-BGA 시설 및 설비 투자를 위해 2024년까지 413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고 신규 생산라인이 구축되는 구미4공장 인수에는 2834억원을 투입했다.
먼저 FC-BGA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기 역시 2조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으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삼성전기는 2023년까지 베트남 생산법인에 약 1조3000억원을, 올 3월 부산사업장 시설 구축에 약 3000억원을 투자 결정한 바 있다. 이어 6월에도 3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패키지 기판 시장은 올해 113억 달러(약 15조 763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모바일용, 컴퓨터용 등을 합쳐 연평균 10% 수준으로 성장해 2026년에는 170억 달러(약 23조 7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엔드 기술이 필요한 5G 안테나, ARM CPU, 서버,전장,네트워크와 같은 분야가 주축이 돼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며 "지금 가장 사업성이 높은 것이 패키지 기판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