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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국감] 아직도 의원인 줄?…김제남, 피감기관장이 되레 사과 요구하며 사퇴 거부


입력 2022.10.08 05:00 수정 2022.10.07 23:17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권성동 "민주당정부서 내게 뭘

제의해도 난 안한다. 차라리 혀

깨물고 죽었을 것" 발언에…

돌연 "폭언에 가까워, 사과하라"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사퇴 요구한 발언에 고성으로 대응한 것을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피감기관장으로서 국정감사를 받던 도중, 자신에게 질의를 한 국회의원을 향해 되레 고성을 지르며 사과를 요구하는 물의를 빚었다. 국민의 혈세를 쓰는 피감기관의 장이 국민이 선출한 대의대표인 국회의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제남 이사장은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이었다면 다른 정당의 정부에서 자리를 맡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거취를 압박하자 "나의 신상에 대해 폭언에 가깝게 말한 것을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김 이사장을 향한 질의에서 "원자력안전재단이 탈핵운동가의 놀이터냐"며 "(원자력 발전에 대한) 전문성이 있지도 않으면서 자리에 뻔뻔하게 앉아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정의당에 있다가, 민주당정부에 있다가, 또 윤석열정부 밑에서 일을 하고 이 둥지, 저 둥지를 옮기며 사는 뻐꾸기냐"며 "나보고 민주당정부에서 뭘 제의하면 난 죽어도 안하겠다.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뭣하러 그런 짓을 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러자 김제남 이사장은 "의원에게 질문할 자유가 있지만, 나의 신상에 대해 굉장히 폭언에 가깝게 말했다"며 "사과하라"고 고성으로 대응했다.


김제남 이사장은 탈핵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문재인정권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등용됐으며, 문 전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지난 2월말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됐다. 이른바 '알박기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이런 김 이사장이 국감장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가 거론되자, 발끈하며 되레 의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한 셈이다.


피감기관장이 국민의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모습에 의원들은 아연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슨 말이냐" "어디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냐" "사과는 뭘 사과하느냐"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혀 깨물고 죽으라'는 말은 심했다"며 김 이사장을 비호했지만, 속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권성동 의원의 발언은 '내가 김 이사장처럼 다른 정당의 정부에서 자리를 제의받았다면, 그걸 맡느니 내가 혀를 깨물고 죽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권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김 이사장한테 혀 깨물고 죽으라고 한 게 아니다"며 "내가 그런 경우라면 나는 그렇게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이 점을 확인했다.


김 이사장이 피감기관장으로서 부적절한 모습을 보인 것을 놓고서는 아직도 자신이 국회의원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 이사장은 2016년 총선에서 구 통진당 공천을 받아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통진당이 분당된 뒤에는 정의당 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후 김제남 이사장은 "의원 질의에 언성을 높인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김 이사장을 향해 "의원들이 불편한 이야기를 해도 참고 견뎌달라"며 "지켜보는 국민들이 판정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듭된 거취 압박에도 김제남 이사장은 자리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이사장이 과거 SNS에 올린 '(영화) 판도라를 보고 탈핵하자'는 피켓을 든 사진을 가리켜 "탈원전을 주장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원자력 이용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안전규제 행정에 부합하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탈원전 인사가 임명된 것은 정권말 인사 참사의 화룡점정"이라며 "한우협회 이사장에 채식주의자가 온 셈인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끝까지 원자력 발전을 막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김제남 이사장은 "원자력 안전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버텼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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