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청년 보좌진과 오찬서 밝혀
"조조·유비·손권 아닌 맹획으로 플레이
실제 삶은 조조·사마의가 편한 것 같더라"
'정치도 꽃길 걷지 않겠다' 의지 피력일까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은 코에이의 역사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를 하더라도 조조(曹操)·유비(劉備)·손권(孫權)과 같은 대군웅이 아닌 맹획(孟獲)을 골라 플레이를 했다고 밝혔다. 청년 보좌진들과의 환담에서 게임 이야기를 한 것이긴 하지만, 정치에 있어서도 '쉬운 길은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 미래세대위원회 소속 6급 이하 2030세대 보좌진들과의 피자·파스타 오찬에서 '게임'을 소재로 환담을 나눴다.
현대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뒤, 재학 중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한 전 위원장은 '공부만 팠을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삼국지·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같은 역사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겨 플레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청년 보좌진들이 '삼국지' 게임 이야기를 이어가자 한 전 위원장은 "조조·유비·손권이 아니라 남만의 맹획으로 주로 플레이를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삼국지 게임에 소군벌들이 많지만 특히 맹획의 경우에는 삼국정립 이후 시나리오에만 등장하기 때문에 조조·조비 부자의 위(魏)나라, 유비의 촉한(蜀漢), 손권의 오(吳)나라 등 대군웅과 정면대결을 해야 해서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찍먹'이 아니라 상당히 심도 있게 게임을 즐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굳이 맹획을 골라 천하통일을 하는 것은 '편하고 쉬운 꽃길'이 아니라는 점에서, 4·10 총선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이번 7·23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로 본격 현실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 한 전 위원장이 정치에 있어서도 역경과 고난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도 관측된다.
한편으로 7·23 전당대회를 향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맹획은 동도나(董荼那)·아회남(阿會喃) 등 주변에 좋은 인재가 없어서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분류된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의 '시작캠프'에는 배현진·박정하·김형동 의원 등 에이스급 의원들이 대거 조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고위원 후보 '러닝메이트'로도 재선 장동혁 의원과 초선 박정훈·진종오 의원이 붙었다. 이처럼 별과 같은 인재들이 즐비한 상황을 과거 코에이 '삼국지'를 맹획으로 플레이했던 사례와 대비해 자신감을 피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맹획으로 삼국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야기를 한참 이어가다가, 문득 "그런데 실제 삶은 조조나 사마의(司馬懿)나 훨씬 편안한 것 같더라"고 토로해 좌중에서는 폭소가 터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 전 위원장은 2030세대 청년 보좌진들과 피자와 파스타, 제로콜라를 먹으면서 1시간 30분 넘게 깊은 소통과 교감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게임 등 취미와 관련한 소소한 이야기부터 최근 한 전 위원장이 제안해 정국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까지 참석자들로부터 가감 없는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시간을 내어 함께 해준 2030세대 청년 보좌진들에게 "당 보좌진 출신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며 "정치·정책 전문가에 대한 당과 여의도연구원 차원에서의 아웃소싱을 늘릴 필요성이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