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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北위협] ① 韓 겨냥 전술핵 노골화…핵 투발수단 다양화


입력 2022.10.12 00:00 수정 2022.10.12 00: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정부 "北, 우리 측 지역

목표로 전술핵 발사 훈련"

미사일 자체의 '변칙기동'에서

여러 플랫폼 활용한 '변칙운용'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훈련 현장을 찾은 가운데 북측 인민군이 환호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자의적 핵사용을 법으로 명시한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하에 지난달 25일부터 보름간 전술핵 운용 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연이어 진행했다.


북한의 최근 군사역량 강화는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했던 과거와 달리, 남측을 겨냥한 핵위협 노골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북한이 핵무력 법제화에 이어 우리 측 지역을 목표로 전술핵 발사 훈련을 진행한 것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불법적 군사 도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우리가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호응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측이 이틀에 한번 꼴로 쏘아 올린 각종 미사일은 대부분이 단거리였다. 북한 주요매체들은 훈련 목적과 관련해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비행장들을 무력화시킬 목적" △"적의 주요 군사 지휘시설 타격" △"적의 주요 항구 타격" 등을 언급했다.


7차 핵실험 준비를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핵 투발수단 다양화'를 먼저 증명하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린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북측은 이번 훈련을 통해 상하좌우로 '변칙 기동'하는 각종 미사일을 점검한 것은 물론, 다양한 발사 플랫폼을 활용한 '변칙 운용' 능력까지 과시했다. 미사일 변칙 기동이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체계(KAMD) 회피를 목적으로 한다면, 플랫폼 다양화는 킬체인(Kill Chain) 무력화를 꾀하는 접근으로 풀이된다.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 징후가 뚜렷할 때, 선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킬체인은 KAMD, 대량응징보복(KMPR)과 함께 북한 위협에 대항하는 우리 군의 '3축 체계'를 구성한다.


북한이 저수지에서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일례로 북한은 지난달 25일 서북부 저수지 수중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해 우리 군의 허를 찔렀다. 군 당국은 이날 "우리의 킬체인 능력을 상당히 의식한 궁여지책"이라는 평가를 내놨지만, 발사 당일에는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된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라는 잠정 분석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사실상 탐지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관련 지적에 대해 "우리의 감시 능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14일 탐지·추적 회피 목적으로 철도를 활용해 열차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기도 하다. 북한이 각종 지형지물을 활용해 어떻게든 '미사일 생존력'을 높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철도 기동 미사일연대가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8월 17일)에 북측이 발사한 순항미사일 2발과 관련해선 우리 군과 북측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은 지구 곡률(曲率)과 지형 등의 영향으로 탐지가 쉽지 않다.


당시 우리 군은 순항미사일이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지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다음날 담화를 통해 "(미사일) 제원과 비행자리길(비행특성)이 알려지면 남쪽이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럽겠다"며 비아냥댔다.


김 부부장은 "무기 시험발사 지점은 남조선 당국이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평안남도) 온천 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음을 밝힌다"고도 했다. 평안남도 안주시와 온천군은 구글지도상 111km가량 떨어져 있다.


김 부부장 주장과 관련해 우리 군은 "평가에 변동이 없다"며 기존 분석을 고수했다. 북측이 관련 사진 및 영상을 공개하지 않은 만큼, 북한의 기만전술 가능성과 우리 군의 탐지 실패 가능성 모두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훈련 현지 지도에 나선 모습 ⓒ조선중앙통신

한편 정부는 점증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한미동맹 차원의 확장억제와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한 대응을 거듭 시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청사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재 심각한 안보 위기에 정부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포함한 국제공조로 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 공조 강화 및 한미일 안보협력 외에 특단의 조치가 준비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대응 방안을 하나하나 소개해 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과거보다 공고하고 강화된 확장억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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