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2주기' 맞아 이재용, '뉴삼성' 메시지 주목
추모행사는 1주기처럼 간소하게 치러질 듯
복권 이후 연일 광폭 행보…회장 승진도 관심
대내외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를 즈음해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지난해에는 취업제한 등으로 대외활동을 자제했다면, 올해는 8·15 특별사면으로 제약이 사라지면서 적극적인 경영행보에 더불어 미래 지향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 2주기는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추모 행사 없이 간소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유족과 일부 사장단만 2주기 당일인 오는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주기에도 수원 선영에서 가족만 모여 조촐하게 추도식을 치른 바 있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상황이 작년과 확연히 달라진 만큼 2주기를 즈음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1주기 이건희 회장 흉상 제막식에서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했고, 지난해 8월 가석방 이후에도 조용한 행보를 지속해 결과적으로 '새로운 삼성'에 대한 후속 발표가 부재했었다.
올해는 특별사면으로 사법족쇄가 풀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는 5월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시찰을 직접 안내했다. 사흘 뒤에는 앞으로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정보기술(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
9월에는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으며 이달 11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등 주요 국내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챙기고 전략을 논의하는 한편 구내 식당에서 식사하며 직원과 소통하는 등 그룹 안팎을 살뜰히 챙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재계는 그룹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를 두고 '뉴삼성'을 구체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한다.
특히 지난 12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들과도 약 2년 만에 면담하면서 삼성 경영체제 변화가 감지된다는 주장이다. 이 부회장과 준법위원들과의 면담은 지난해 1월이 마지막이었다.
일각에선 고 이건희 2주기 보다는 연말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회장 승진과 함께 '뉴삼성'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와 더불어 적극 육성중인 바이오, 배터리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대에 보다 진일보된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차기 인수·합병(M&A)에도 한층 공을 들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아직 추모 행사나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으며 2주기가 임박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