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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성장세 둔화·투자심리 악화’…전략 대폭 수정


입력 2022.11.02 07:13 수정 2022.11.02 07:1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시장 침체·자금난에 사업 정리, 기업 매각 사례 급증

투자시장 위축, 기업 가치 평가 잣대도 성장성에서 수익성으로 선회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뉴시스

이커머스 업계가 내년 사업전략을 놓고 대대적인 전략 수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적자를 내도 성장성을 중심으로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외부 투자 유치가 가능했지만, 올 들어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금리, 환율 상승으로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존 전략으로는 사업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트리트 패션 원조 1세대 쇼핑몰로 알려진 힙합퍼는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서비스 운영을 종료했다.


한 때 무신사와 선두 경쟁을 벌일 정도로 젊은층으로부터 인기가 높았지만 대내외 경기 악화, 업계 간 출혈경쟁 등을 견디지 못한 데다 매각에도 실패하면서 결국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국내 1위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는 경영권 매각에 나선 상태다.


앞서 네이버, GS리테일 등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자금난으로 새벽배송, 식자재유통 같은 적자 사업을 정리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티몬은 지난 9월 글로벌 역직구 플랫폼 큐텐에 매각됐고,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를 운영하는 오늘식탁은 자금난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최근 일부 서비스를 재개했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투자유치가 부쩍 어려워졌다는 하소연이 많이 나온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국내 스타트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공동으로 진행한 ‘스타트업 애로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작년과 비교해 올해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응답이 59.2%로 조사됐다. 반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16.8%에 그쳤다.


또 조사기업 중 36%는 올해 투자가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증가했다고 답한 곳은 16%에 그쳤다.


시장 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반면 투자유치는 어려워지면서 자금난을 겪는 기업도 우후죽순 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등 이커머스업계도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처럼 수익성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처럼 적자를 내면서 몸집을 불리는 전략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내년 사업전략의 중심을 수익성에 둘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경쟁체제에서 한 기업만 할인, 쿠폰 등 출혈경쟁을 멈출 경우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어 누가 먼저 어떤 방식으로 전략을 변경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대대적인 마케팅 중단에 따른 손실을 상쇄할 대표 전략으로는 플랫폼 환경을 개선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거나 단독 상품·해외 유명 상품 등 소싱 능력을 키우는 방법이 꼽힌다.


이미 야놀자, 위메프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은 아마존, 애플, 토스 등에서 성과를 입증한 전문 인력을 잇달아 영입하며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적자를 유지하며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을 확대해온 전략이 투자시장 위축으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며 “그나마도 가능성이 높은 일부 기업에만 몰리는 상황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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