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W 원자로 냉각수
인근 구룡강으로 배출 정황
차량 및 건물 보수 움직임도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지속 가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외교가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38노스(38north)'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 제조로 이어질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 생산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수의 정황 증거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에 "5MW(메가와트) 원자로에서 냉각수가 인근 구룡강으로 배출되는 정황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며 "이는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2008년 영변 냉각탑을 폭파한 바 있어 5MW 원자로 냉각수로 인근 구룡강 물을 끌어다 사용한 뒤, 구룡강에 다시 배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게 하이노넨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오래된 핵연료봉 제조공장과 우라늄 농축공장 지역의 이산화우라늄 변환 시설에서도 증기 배출이 목격됐다고 말했다. 통상 우라늄 변환 시설 활동은 새로운 핵분열 물질 생산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이산화우라늄 변환시설에서 배출되는 증기는 우라늄 정광에서 우라늄을 분리·회수할 때 발생한다"며 "이렇게 얻어지는 핵 물질은 5MW 원자로에서 새 핵연료를 만들기 위한 주요 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핵분열 물질을 지속 생산하는 정황이 포착된 만큼, 향후 플루토늄 생산량 증대를 위해 실험용 경수로를 가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실험용 경수로에선 현재 5MW 원자로가 생산하는 플루토늄보다 4배 정도 많은 연간 약 30kg 정도의 플루토늄이 추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험용 경수로 관련 작업 정황 △부대시설 추가 건축 여부 등을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앞서 38노스는 민간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영변 핵시설 내 △5MW 원자로 △실험용 경수로 △방사화학실험실 △우라늄농축공장 등 단지 내 주요시설에서 지속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8노스는 영변 핵시설 단지에서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건축과 보수 등 공사 활동이 이뤄지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단지 주변 핵심 시설을 더욱 고도화·현대화하는 체계적인 접근 방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